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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외국인 쓰레기 소탕해야”
베이징 한인촌 비상

등록 2012-05-22 19:41수정 2012-05-23 10:16

영국 남성, 베이징서 성폭행 가해
인터넷서 확산되자 중국인 분노
공안국 ‘불법 외국인 소탕’ 나서
“지도부 교체기 사회통제” 분석
“공안부는 외국인 쓰레기들을 소탕해야 한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영어 채널의 유명 앵커인 양루이(사진)가 지난주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모욕적인 용어로 중국내 외국인들을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베이징 공안국이 100일간의 ‘불법 외국인 소탕작전’을 벌이는 등 중국에서 외국인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움직임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양루이는 웨이보에서 “외국 불량배들을 붙잡아 무고한 (중국) 소녀들을 보호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실업자들이 중국에 몰려와 돈을 강탈하고 인신매매를 하고, 서양 간첩들은 간첩질을 은폐하려고 동거할 중국 여자들을 찾는다. 이들이 일본·한국·미국·유럽을 위해 지피에스(GPS)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을 둘러싸고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지지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에선 ‘외국인 혐오 감정’이 가열되고 있다.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 8일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올라온 동영상이다. 영국 국적의 젊은 남성이 베이징 시내 중심가에서 한밤중에 길 가던 중국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행인의 제지를 당하는 모습을 찍은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에서 확산돼 엄청난 관심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며칠 뒤에는 베이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러시아인 첼리스트가 기차 안에서 양말을 벗고 발을 등받이에 올려놓았다가, 발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앞자리의 중국인 여성에게 욕을 퍼붓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를 계기로 베이징 공안국은 지난 15일부터 중국에 불법 입국·체류·취업중인 외국인들에 대한 100일간의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공안 당국은 외국인 밀집 지역을 중점 단속하겠다면서, 대표적 한국인 거주지역인 왕징, 한국인 유학생이 많은 우다오커우와 싼리툰 등 3곳을 지목했다. 동시에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관영언론에는 연일 ‘불법 외국인 문제가 관리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까지 심각해졌다’ ‘외국인을 과도하게 환대할 필요가 없다’는 사설과 글이 실리고 있다.

당국의 외국인 단속 강화는 차기 지도부가 등장하는 올해 하반기 18차 당대회를 앞둔 사회 통제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과거에도 당대회를 앞두고 대체로 5년 주기로 외국인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중국 체제를 지탱해온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각종 사회 문제가 악화되고 보시라이 사건 등을 계기로 현 체제와 특권계층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당국이 대중의 분노를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의 젊은 누리꾼(네티즌)들은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국제적 위상 강화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려 한다는 의식에 공감한다. 중국 체제에 비판적 견해를 가지면서도 민족주의적 감정을 일으키는 이슈에 대해서는 정부보다 훨씬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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