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을 비워 새를 바꾼다’ 모토
첨단산업 위주로 체질개편 모색
첨단산업 위주로 체질개편 모색
광둥성 남부 주하이의 섬 헝친다오, 5일 찾아간 이곳은 106㎢의 섬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이었다.
몇년 전까지 양식장이 즐비한 어촌이었던 섬이 금융·첨단과학기술산업 중심의 특구로 변신 중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이곳을 상하이의 푸둥과 톈진의 빈하이를 잇는 3번째 국가급 개발신구로 지정했다. 2020년까지 1000억위안을 투자해 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광둥성과 마카오, 홍콩을 통합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섬 맞은 편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마카오와 홍콩이 다리로 연결된다.
지난 2일 광저우시 남부에 위치한 TIT국제패션창의원에선 임가공·짝퉁 산업에서 벗어나 고급 자체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중국의 전략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사회주의 공업화 초기인 1956년에 세워진 낡은 방직기계 공장 지대는 이제 중국과 홍콩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업실과 68개 패션기업의 연구개발센터가 모인 첨단 패션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세계 경제위기의 파고가 급격하게 밀려오는 상황에서, 광둥성은 신속하게 ‘산업고도화’ 정책의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개혁개방을 선도했던 광둥은 ‘제조 광둥에서 창조 광둥으로’, ‘새장을 비워 새를 바꾼다’(騰籠換鳥)는 정책을 내걸고, 중국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모색중이다. 이 정책에 따라 지난해말까지 광둥성 지역에서 퇴출된 기업은 7044개, 도태돼 문을 닫은 곳은 7만2200곳에 달한다. 광둥성 정부는 대신 1만4700개의 기업을 새로 유치했고 신규 유치 기업 가운데 하이테크 제조업과 첨단 서비스업 비중이 55%에 달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수출이 급격히 줄고 해외투자도 예상보다 주춤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정젠룽 광둥성 대외무역경제합작청 부청장은 “국제 수요가 줄고 생산원가가 오르는 어려움 속에서 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자체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도록 격려하고 있고, 성 정부 간부들이 올해 25차례 신흥시장 국가를 방문하기로 하는 등 신흥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둥관·광저우·주하이/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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