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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와타나베 부인’ 이어 ‘왕 부인’ 시대 오나

등록 2012-07-11 20:19수정 2012-07-12 08:30

중, 국외 헤지펀드 국내영업 허가
일본계 자금 이어 세계시장 흔들
영 금융가 “벌써 신청자 줄서는중”
중 자본개방 가속화땐 파장 클듯
중국이 외국계 헤지펀드(사모펀드)의 국내영업을 허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 갇혀있던 엄청난 돈이 외국으로 흘러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전세계 자본시장이 흥분하고 있다. 일본계 자금을 뜻하던 ‘와타나베 부인’에 이어 ‘왕 부인’이 국제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할 길이 열린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일 중국이 해외 헤지펀드의 국내영업 허가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시가 추진하고 있는 적격국내유한파트너(QDLP) 제도는 외국의 헤지펀드가 중국 내에서 자금을 모아 다른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신문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미 헤지펀드들에 등록을 신청하라는 초대장이 갔고, 대상은 적어도 100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초대형 펀드들로 국한된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 노스스퀘어블루오크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 라우리 핀토는 아직 이 제도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미 헤지펀드들은 신청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섰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시장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이런 상품에 대한 엄청난 수요도 있다”며 “모두가 중국에 진입하고 싶어하지만 까다로운 일이기도 하다. 어쨌든 중국이니까”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영업 허용은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계 금융기구 등에 금융 분야를 개방하는 정책을 가속화하는 와중에서도 가장 과감한 조처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평가했다. 중국의 자본이 해외로 흘러나갈 수 있는 채널이 되는 동시에 중국 기관들에게도 다른 투자전략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자본의 해외 유출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갈 곳 없는 자본이 부동산 거품을 불러 일으키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상하이시는 외국계 금융기관이 중국 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중국 본토 사모펀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유한파트너(QFLP) 제도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내에 흘러넘치는 돈이 얼마나 세계 자본시장으로 흘러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헤지펀드의 영업을 허용한다고 해도 금액의 상한선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업 허가를 받은 펀드들의 모금 총액 상한선이 50억달러로 정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를 벗고 자본개방을 가속화할 경우 세계 자본시장엔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주식시장은 이미 ‘카지노’라 불릴 정도로 고위험 시장으로 전락했고, 회사채 시장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 중국 사람들은 돈을 투자할 곳을 찾아 헤매던 참이다. 일본 국내의 낮은 금리를 피해 세계 자본시장에 쏟아져 나온 엔캐리 움직임을 일컫던 ‘와타나베 부인’처럼 중국발 ‘왕 부인’ 열풍이 불 토양이 갖춰진 셈이다. 상반기 낮은 수익률로 고심하던 대형 헤지펀드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왕 부인

일본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빌려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주부 외환투자자들을 가리키던 ‘와타나베 부인’은 이후 일본 일반인들의 투자를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를 빗대 중국의 흔한 성 왕씨를 딴 ‘왕 부인’은 영향력이 커져가는 중국 일반인들의 투자를 뜻한다.

이형섭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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