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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마스코트 ‘웬록’ 둘러싼 불편한 진실

등록 2012-07-25 19:07수정 2012-07-25 22:40

홍콩 노동단체, 열악한 환경 폭로
1일임금 1만원·연장근로 120시간
5분 지각할 경우 일당 절반 깎여
“런던은 노동권 준수 의지 없어”
월드컵에 사용되는 공이 인도·파키스탄 등 동남아 어린이들의 고사리손으로 기워졌다는 ‘불편한 진실’이 오래전 논란 끝에 개선됐다곤 하나, 화려한 스포츠 행사 뒤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눈물은 여전히 마르지 않는다. 이번엔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 웬록(사진 왼쪽)과 맨더빌(오른쪽)이 중국 노동자들의 피땀을 착취해 만들어졌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홍콩 노동운동 단체인 ‘기업 부정에 반대하는 학생과 학자들’(SACOM)은 중국 광둥성의 공장들을 직접 찾아가 노동환경을 조사한 결과, 중국 노동자들이 가혹한 환경 속에서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 완구들을 생산했다고 폭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영국 언론들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25일 보도했다.

광둥성 둥관의 신다완구와 선전 스웨이완구 공장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의 주문을 받아 공식 마스코트인 웬록과 맨드빌 플라스틱 완구 수백만개를 제작했다. 조사에 응한 두 공장의 노동자들은 최저 임금 수준인 하루 72홍콩달러(약 1만700원) 정도를 받았으며,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가혹한 연장근무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마스코트 생산이 몰렸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노동자들은 하루 11~12시간씩 일주일에 엿새를 일했다. 한달 연장근로 시간이 120시간을 넘어, 한달 연장근로가 36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한 중국 노동법 규정을 3배 이상 초과했다.

스웨이완구 노동자들은 매일 오전 8시부터 거의 자정까지 일했는데도, 출근시간에 5분만 지각하면 ‘조업 중단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일당의 절반을 벌금으로 빼앗겼다고 말했다. 관리자들은 노동자가 이틀 동안 지각하면 6일치 임금을 벌금으로 물렸다.

플라스틱 도장을 하는 공장 내부는 페인트 냄새로 자욱했으나, 회사 쪽은 한 달에 1~2개의 마스크를 지급할 뿐이어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마스크를 구입해서 출근해야 했다. 신다완구의 한 노동자는 “공장을 떠날 때면 손에는 온통 페인트가 묻어 있고, 침을 뱉으면 페인트 색깔이 묻어났다”고 말했다.

SACOM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2008년 도덕적 구매 강령을 발표했지만, 립서비스일 뿐 노동권 기준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마스코트 생산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의 저임금 노동은 최근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유니폼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미국 디자이너 랠프 로런이 제작을 맡은 미국 대표팀 유니폼이 중국 내 공장에서 제조된 ‘메이드 인 차이나’인 것으로 드러나자,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이 일제히 미국 올림픽위원회를 성토하고 나서며 뜨거운 이슈가 된 것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유니폼을 모두 수거해 불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국 노동자의 ‘착취’보다 미국 일자리도 부족한데 이를 중국에 내줬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2014년부터 대표팀이 미국산 유니폼을 입도록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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