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카이라이
8월초 재판…신속하게 진행
문화대혁명때 마오 대신해
혼란 주범 된 장칭때와 비슷
문화대혁명때 마오 대신해
혼란 주범 된 장칭때와 비슷
(*장칭 : 마오쩌둥 아내)
지난 26일 중국 당국에 의해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당한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사진)가 8월 초 법정에 설 것으로 알려졌다.
구카이라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선 변호사인 장민과 저우위하오가 자신의 변호를 맡는 데 동의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8월 7~8일께 구의 재판이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매체 <둬웨이>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 지도부 사이 보시라이 사건의 처리 방향이 결정됐고,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단합을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 <뉴욕타임스>는 구카이라이 재판이 중국의 권력투쟁에서 누군가를 숙청하거나 비판해야 할 때 그의 아내를 문제삼는 ‘남편을 망치는 악녀 비난하기’의 재연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중국의 재클린 캐네디’로 불리는 야심만만한 변호사였던 구카이라이는 남편의 권력을 이용해 거액의 재산을 모아 해외로 도피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의 살인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화대혁명이 마무리된 뒤, 마오쩌둥의 아내 장칭이 마오 대신 문혁의 혼란을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됐고, 1981년 장칭을 비롯한 4인방의 재판이 텔레비전으로 중국 전역에 중계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보시라이도 당적과 직위를 모두 박탈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법 처리 수위는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수전 셔크 미국 국무부 전 차관보는 <뉴욕타임스>에 “중국 지도부는 보시라이가 아내의 살인 은폐에 가담했다고 비난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며 “보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여전히 명성을 가지고 있고 당내 영향력도 큰 데다, 엘리트 정치의 더러운 모습들이 폭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구카이라이를 기소하면서 살인 혐의만 거론한 것은, 중국 고위층 전체에 먹칠을 하는 부정부패나 권력 남용으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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