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성택 노동당 부장(맨 왼쪽)이 15일 나선지구와 인접한 지린성을 방문해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맨 오른쪽)와 회담을 열어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장 부장은 이날 오후엔 황금평에 인접한 랴오닝성으로 이동했다. 화면 갈무리
‘창-지-투 개발’ 사활 건 지방정부에 협력 요청
북·중, 항구·철도개선 사업 등 세부계획 합의
북·중, 항구·철도개선 사업 등 세부계획 합의
중국을 방문중인 장성택 북한 조선노동당 부장(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선특구와 인접한 지린성 창춘을 방문해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와 만나 나선 개발 협력에 힘을 실었다.
장성택 부장은 14일 밤 창춘의 난후빈관에서 쑨정차이 서기를 만났다고 관영 <지린 티브이>가 15일 보도했다. 난후빈관은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8월 방중 당시 머물렀던 곳이다.
이 자리에서 장 부장은 나선특구 개발에 대한 지린성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 최고지도자가 나선경제무역구와 황금평 위화도경제구에 대해 합의한 이후 지린성이 이 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진전을 이뤘으며, 우리의 협력이 반드시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쑨정차이 서기도 “지난해 6월 우리는 정식으로 중-조(북-중) 나선 합작 사업을 착공했고, 협력이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쑨 서기는 “2010년 김정일 총서기가 지린성을 방문했을 당시 ‘북-중 우호의 기초는 지린에 있다’고 말했다”며 김일성·김정일이 지린에서 활동했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린성은 북한의 나선 항구를 이용하는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유역)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만남에는 류훙차이 주북한 중국대사와 지린성 간부들, 북한의 리광근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부장, 리수용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장 부장은 14일 베이징에서 나선과 황금평 공동개발을 위한 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던 나선·황금평 개발을 진전시킬 중앙정부 차원의 합의를 이룬 데 이어, 두 지역 개발과 직접 관련된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확보해 개발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 부장 일행은 15일 지린성 산업시설 등을 시찰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랴오닝성 선양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랴오닝성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며, 황금평에 인접한 랴오닝성 단둥을 직접 시찰할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간 나선·황금평 합의 내용을 15일 공개했다. 전날 중국 <신화통신> 등의 보도에 언급되지 않았던 구체적 합의들이 눈에 띈다. 통신은 장성택 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 등 양쪽 대표단이 14일 회의에서 나선 ‘지대개발 총계획’을 작성하고 항구와 철도 개선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평안북도인민위원회와 랴오닝성 정부 간에 ‘황금평경제구 기초시설건설공정설계에 관한 양해문’ 등이 조인됐다고 전했다. 황금평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기반시설 공사비가 최대 걸림돌이 되어온 상황에서 양쪽 지방정부 등이 나서서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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