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권력투쟁 희생양’ 음모론 확산
원자바오 사임 청원 서명운동도
원자바오 사임 청원 서명운동도
중국 당국이 구카이라이 재판을 서둘러 매듭지었지만, 중국 좌파들은 보시라이 지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좌파들은 ‘보시라이와 구카이라이는 공산당 지도부 내 권력투쟁의 희생양’이라는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극좌파들은 특히 원자바오 총리가 보시라이를 몰락시킨 음모의 핵심이라고 비난하면서, ‘원자바오를 사임시키라’는 청원서에 공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공공연히 후진타오-원자바오 지도부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은퇴한 당 간부를 비롯해 1644명이 서명했다.
좌파들은 보시라이가 중국을 구할 지도자였다고 주장한다. 보시라이 지지자인 한더창 베이징항공항천대학 교수는 “구카이라이 사건에는 의문점이 많고, 보시라이의 충칭모델을 좌절시키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주의 개혁과 국가통제 강화라는 두 노선 속에서 갈등하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는 구카이라이 재판이 조작된 음모라고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퍼지고 있다. 특히 재판정에 선 구카이라이가 대역이라는 소문이 수그러들지 않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는 ‘대역’(替身) 단어의 검색이 차단됐다. 구의 대역이 베이징 근교 랑팡에 사는 46살 자오톈윈이라는 그럴듯한 주장까지 퍼졌다. 하지만 당국이 이처럼 중요한 재판에 대역을 등장시킬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 많다. ‘구카이라이 대역설’은 이번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하기 위해 좌파 진영에서 제기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 일가의 비리를 보도했다가 감옥에 수감됐었고 현재는 캐나다에 망명중인 언론인 장웨이핑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는 구카이라이를 너무나 잘 안다. 그가 맞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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