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포스코와 현대그룹의 훈춘국제물류단지 착공식에 행사한 한·중 양국 인사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정준양 포스코 회장,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 이규형 주중대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
“동북3성내 거점…경제교역 기여”
북 나진항 활용 허용할지 관심
북 나진항 활용 허용할지 관심
북한의 나선 특구와 맞닿은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에서 포스코와 현대그룹이 공동으로 국제물류단지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포스코와 현대그룹은 10일 정준양 회장과 현정은 회장 등 한·중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훈춘 국제물류단지 착공식을 거행했다. 행사에는 중국의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 장안순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서기와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김진경 연변과학기술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준양 회장은 “훈춘 국제물류단지는 앞으로 동북 3성내 물류거점으로서 경제교역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춘국제합작시범구의 중심 1.5㎢의 부지에 자리잡은 물류단지에는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적장, 집배송 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11억위안(약 2천억원)으로 포스코가 80%, 현대그룹이 20%를 출자하며, 부지는 50년간 임차 사용한다. 1기 공사는 내년 말에 완료돼 2014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2, 3기 공사는 2019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훈춘 국제물류단지 사업은 중국 동북 지방의 물류를 겨냥한 프로젝트다. 이곳의 물류가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창구인 북한의 나진항 활용 여부가 관건이다. 훈춘은 중국·러시아·북한 3국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며, 북한의 나진항까지는 51㎞ 거리다. 포스코와 현대그룹은 목재·곡물·수산물·사료·자동차부품 등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물류를 훈춘 국제물류단지에서 보관, 재가공해 중국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동해 출구’인 나진항을 이용하면, 현재 단둥과 다롄항에 의존하는 물류에 비해, 컨테이너 1개당 수백달러의 비용이 절감된다.
중국 중앙정부도 북-중 나선특구 공동 개발과 ’창-지-투(창춘-지린-투먼)개발 계획’을 적극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포스코와 현대그룹의 국제물류단지를 중심으로 90㎢를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해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각종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중국은 나진항 3개 부두 가운데 1호 부두를 이미 확보해 동북 3성과 네이멍구에서 생산한 석탄을 중국 남부로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선은 중국 동북의 일반상품과 곡물 등을 러시아의 자루비노항 등을 통해 중국 남부로 운송하고, 장기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나진항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철광석,석탄 등 자원들까지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이 나선 경제특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청신호가 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일 창춘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무역투자프로젝트 상담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6∼27일 베이징에서 투자설명회를 여는 등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중국 대기업들도 나선특구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야타이그룹이 시멘트 공장 건설을 추진중이고, 자오퉁집단과 자오상집단도 나선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나선다고 <동방일보>가 9일 보도했다. 북한은 나진항에 이어 청진항도 중국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연변일보>가 10일 보도했다. 옌볜하이화그룹은 청진항 3·4호 부두를 30년간 공동 이용하기로 지난 1일 북한항만총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훈춘/글·사진 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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