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전 국가주석(가운뎃 줄 뒤에서 부축을 받고 있는 이)이 22일 베이징 시내의 국가대극원에서 음악극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관람하기 위해 자리로 가는 도중 관객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장 전 주석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1년여 만이다. 웨이보
1년만에 첫 공개석상 모습
베이징 국가대극원서 관람
정치적 건재…이례적 행보
자기 파벌에 힘 메시지 해석
베이징 국가대극원서 관람
정치적 건재…이례적 행보
자기 파벌에 힘 메시지 해석
중국의 ‘상왕’으로 불리는 장쩌민(86) 전 국가주석이 상하이방-태자당 측근들을 대동하고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 내부 파벌간 경쟁과 암투가 치열한 상황에서, 정치적 건재를 과시하는 이례적인 행보다.
웨이보 등 중국 인터넷에는 장 전 주석이 22일 베이징 중심에 있는 국가대극원에서 음악극을 관람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공연은 작곡가 요한 스트라우스를 소재로 한 리란칭 전 부총리의 창작 음악극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었다.
장 전 주석의 부인 왕야핑을 비롯해 쩡칭훙 전 부총리, 리란칭 전 부총리, 쩡페이옌 전 부총리 등이 장 전 주석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장쩌민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쩡칭훙은 태자당의 대부로서 시진핑 부주석이 중국 차기 지도자가 되는 데도 큰 역할을 중국 정계의 막후 실력자다. 리란칭과 쩡페이옌은 상하이방의 유력자들이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7월 사망설까지 돌았으나, 석달 뒤인 10월9일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에 참가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에도 책 출간이나 스타벅스 회장과의 만남 등 동정이 전해지기는 했으나, 공개 행보는 1년 만이다.
인터넷에 확산된 사진 속 장 전 주석은 부축을 받고 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다. 장 전 주석은 또 2시간30분의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공연자들과 단체사진을 찍었으며 공연을 칭찬하는 짧은 연설도 했다.
18차 당대회를 목전에 둔 민감한 시기에 장 전 주석이 이처럼 떠들썩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신의 파벌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올 여름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이 차기 지도부와 요직 배분 등의 문제로 날카롭게 대립했으며, 최근에도 여전히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한다. 장 전 주석의 이날 행보는 ‘내가 아직 건재하며, 옛 동지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 상하이방-태자당 파벌은 일치단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명보>는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행보에 현직 관리들은 동행하지 않았으며, 관영언론들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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