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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급팽창 중국 내부 갈등도 부글부글

등록 2005-08-07 18:05수정 2005-08-07 18:07

지난 6월26일 고급 승용차 주인의 행인 폭행에서 비롯한 츠저우 사태는 경찰차 3대를 불태우고 파출소를 습격하는 폭동으로 발전했다. <아주주간>에 실린 당시 군중시위 모습.
지난 6월26일 고급 승용차 주인의 행인 폭행에서 비롯한 츠저우 사태는 경찰차 3대를 불태우고 파출소를 습격하는 폭동으로 발전했다. <아주주간>에 실린 당시 군중시위 모습.
농민·노동자 등 하루 200여건 집단 시위·유혈사태

철거·구조조정 과정서 불만 터져나와
당국, ‘소란’ 대신 ‘군체성 사건’ 호칭
전문가 “분배의 공평 실현이 해법”

2005년 6월26일 오후 2시40분 중국 안후이성 츠저우시의 추이바이로 시장 입구.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청년 류량(22)이 마주오던 도요타 승용차와 부닥쳤다. 승용차의 주인은 이 지역 병원 원장 우쥔싱. 류와 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한 청년이 류를 거들었다. 이 때 승용차 안에 있던 우의 보디가드 두 사람이 내려 류를 구타하고 칼로 찔렀다. 우는 “패 죽여! 저런 거 하나 패 죽여 봤자 많아야 30만위안(약 3900만원)이다!”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30분만에 현장에 나타난 경찰은 우의 얘기에만 귀를 기울였다. 분노한 구경꾼들이 승용차를 뒤집어 엎은 뒤 차에 불을 질렀다. 군중은 순식간에 1만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경찰차 3대를 불태우고 6시간 동안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최근 중국 언론에 소개된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중국 사회의 수면 아래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체성 사건’=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7월7일, 국무원 정례 브리핑 자리에 이례적으로 리징톈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 부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개혁과 현대화 건설의 관건적 시기에 접어들면서 모순이 집중적으로 터져나와 ‘군체성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외국 기자들이 이른바 ‘소란’이라고 부르는 걸 ‘군체성 사건’이라 불러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중국에선 크고 작은 집단시위와 유혈사태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엔 광둥 푸산에서 수천명의 농민이 한달 가까이 토지 환수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고, 내몽골 퉁랴오시에선 고속도로 건설에 토지를 환수당한 농민 수천명이 공사를 방해하며 시위를 벌였다. 중국사회과학원 집계를 보면 ‘군체성 사건’은 93년 1만건에서 지난해 7만4천건으로 급증했고, 참가 인원도 73만명에서 376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루 200여건의 ‘군체성 사건’이 중국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의 주요 집단시위 · 항의 사건
최근 중국의 주요 집단시위 · 항의 사건



당국 대책 마련=국무원은 지난해 사회학자 등 전문가들을 동원해 ‘군체성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부 통계를 보면 ‘군체성 사건’의 직접 원인으로는 △노사관계 △농촌 토지 환수 △도시 철거 △기업 구조조정과 해고 △이주민 보상 문제 등이 꼽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장민안 베이징대 교수(공법연구센터 주임)는 “현재 중국은 극적인 전환기에 처해 있어 발전의 효율만 중시할 뿐 공평과 공정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며 “분배의 불공평이 중국 사회에서 ‘군체성 사건’이 터져나올 수 있는 조건을 배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농민의 토지를 지방정부가 환수할 경우, 지방정부는 개발 이익의 20~30%를 차지하고, 개발업자는 40~50%를 챙기는 반면, 농민은 5~10%의 낮은 보상에 그치고 있다.

쑨리핑 칭화대 교수(사회학)는 군체성 사건이 사회안정을 해치는 사태로 발전하는 걸 막기 위해 △공평한 사회 실현 △재분배 기능 개선 △‘약체 군중’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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