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
반체제 인사들 “늘 권력편” 비판
당국은 ‘류샤오보’ 때와 달리 ‘축전’
“사회 부조리 묘사” 옹호론도
당국은 ‘류샤오보’ 때와 달리 ‘축전’
“사회 부조리 묘사” 옹호론도
‘중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은 중국 공산당의 ‘어용’ 작가인가? 노벨위원회는 중국 정부와의 ‘화해’를 위해 모옌을 선택했나? 올해 노벨문학상을 둘러싸고 중국에서 논란이 뜨겁다.
중국 자유주의자들은 공산당 산하 조직인 중국작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모옌이 11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잘못됐다며 노벨위원회를 비판하고 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모옌은 늘 권력의 편에 선다”며 그를 “정부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했다. 미국에 망명 중인 반체제인사인 웨이징성도 “모옌의 수상을 전후한 중국 정부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면 이번 결정이 중국 공산당 정권을 기쁘게 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 수 있다”며 스웨덴 한림원이 중국 당국과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베이펑’(북풍)이란 필명으로 유명한 블로거 원윈차오는 노벨위원회가 모옌의 수상을 취소할 때까지 계속 항의 메일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모옌의 수상은 또 한명의 중국인 노벨상 수상자이지만 감옥에 갇혀 고통을 당하고 있는 류샤오보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있다. 2010년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받자 중국 정부는 ‘중국을 비난하려는 도구’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보도를 금지하고,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에 무역 보복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반응은 2년 전과는 극적일 정도로 정반대다. 리창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12일 작가협회에 축전을 보냈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축하 평론을 실었다. 류샤오보 수상 뒤 중국에서 차단돼 있던 노벨위원회 사이트도 모옌 수상 발표 뒤 ‘해금’돼 접속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모옌의 작품을 ‘공산당의 도구’로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문화혁명 시기 민중들의 고통과 강제 낙태수술 강요 등 중국의 모순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베이춘은 “작가는 성인이 아니며 정신적 모순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모옌은 고향인 산둥성 신문과 인터뷰에서 “사회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작가라면 자연스레 비판적이 된다. 비판은 문학 작품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친정부적 작가라는 논란을 반박했다.
모옌은 작가협회 부주석은 명목상의 직함일 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며, “침묵도 일종의 자유”라면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글을 쓰는 것이며 모두가 루쉰처럼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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