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 심의 끝내…새달 공개 예정
신화통신, 지도이념으로 언급안해
존치 여부 놓고 좌·우파 노선투쟁
신화통신, 지도이념으로 언급안해
존치 여부 놓고 좌·우파 노선투쟁
중국 공산당이 당의 헌법에 해당하는 당장(당헌)을 개정하기로 했다. ‘시진핑 시대’를 맞이하는 중국이 어디로 향할지를 예고하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2일 후진타오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당장 개정안을 심의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장 개정안은 다음달 1일 열리는 공산당 17기 7중전회에서 논의·통과된 뒤, 다음달 8일 개막하는 18차 당대회에서 공개된다. <신화통신>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발전의 필요에 맞게 새로운 상황과 과제가 개정안에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은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조직, 당원, 기율 등을 규정한 당내 헌법이다. 1921년 중국 공산당이 설립된 뒤 지난 91년 동안 15차례의 수정을 거쳤으며 이번이 16번째 개정이다. 2002년에는 장쩌민 당시 총서기가 주도한, 자본가를 공산당에 받아들이는 내용의 ‘3개 대표사상’을 채택했고, 2007년에는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을 당장에 포함시키는 등 공산당의 새로운 이념을 반영한다.
당장 개정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내 민주화와 사법제도 개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리청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법치와 당내 민주화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보시라이 사건의 위기와 여러 도전 속에서 공산당이 대중의 신뢰를 다시 확보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명보>는 공산당 총서기의 임기를 최대 2회로 제한하고, 후진타오 총서기의 과학적 발전관을 지도사상으로 승격시켜 후진타오가 장쩌민과 같은 역사적 지위를 갖도록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당장에서 ‘마오쩌둥 사상’이 제외될지가 좌-우파 노선투쟁의 결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가늠자가 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앙정치국 회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당 전체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깃발을 높이 들고, 덩샤오핑 이론과 3개 대표사상을 지도로 삼아 과학적 발전관을 실현해야 한다”고만 보도했으며, 마오쩌둥 사상은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오쩌둥 사상이 당장에서 빠지게 된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의 미래를 둘러싼 좌-우파의 노선투쟁이 치열한 가운데, 개혁파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마오쩌둥 사상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좌파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최근 개혁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공산당과 건국의 주역인 마오 사상을 제외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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