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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원자바오 3조원 재산 폭로 뒤엔 ‘보시라이 그림자’가…

등록 2012-10-28 19:19수정 2012-10-29 15:26

(※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 총리 일가, NYT 기사에 반박성명 발표
“어머니, 핑안보험 주식 없어
NYT에 책임 물을 권리 있다”
지도부 외신보도 첫 공개부인

당대회 코앞 개혁파 타격 예상
“원총리 겨냥한 보수파 공작”
NYT “기업 자료 입수해 취재”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 일가가 27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숨겨진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미국 <뉴욕 타임스>의 보도가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원 총리 일가가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다음달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번 폭로가 막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 일가는 27일 바이타오와 왕웨이둥 변호사를 통해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원 총리 일가의 ‘숨겨진 재산’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 총리는 가족들의 사업 활동에서 어떤 역할도 한 적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 고위 지도부가 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 성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사안이 그만큼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원자바오 가족의 위탁을 받은” 이 성명에서 교사 출신인 원 총리의 어머니 양즈윈이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중국 핑안보험 주식을 갖고 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 “원 총리의 어머니는 월급과 연금 외에는 다른 수입이나 재산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25일 원 총리의 어머니, 부인, 동생, 처남, 아들과 딸 등이 27억달러의 자산을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 최대 보험회사인 핑안보험 주식이 8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성명은 원 총리 부인과 아들 등의 재산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으며, “원 총리의 가족 중 일부는 경영 활동에 종사하지만, 어떤 불법적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어떤 회사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뉴욕 타임스>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차기 지도부가 등장하는 18차 당대회를 2주 앞두고 나온 이번 폭로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원 총리 개인에게는 ‘서민의 총리’라는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고, 더 크게는 중국 개혁파와 보수파의 치열한 노선투쟁에서 개혁파한테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이번 폭로가 중국 개혁파의 상징인 원 총리를 겨냥한 보수파의 ‘정치적 공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1월1일 개최되는 중국 공산당 17기7중전회에서는 차기 지도부 인선, 보시라이 처리, 차기 개혁 방향 등 핵심적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큰데, 이번 폭로는 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파문을 우려한 듯, 장예쑤이 주미 중국대사가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인 24일 <뉴욕 타임스>의 미국 본사를 방문해 보도를 막으려 했다고 <밍징>은 전했다.

이번 파문은 보수파의 주요 인물인 보시라이 전 충칭 당서기 사건과 미묘하게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고위층 안에서 원자바오는 보시라이의 잘못을 비판하고 강력한 사법 처리를 주장해 왔다. 보시라이는 26일 전인대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고, 인민검찰원은 그의 범죄 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보수파들은 보시라이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마오쩌둥 사상’을 중국 공산당의 헌법(당장)에서 삭제할 조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해외 중국어 뉴스 사이트인 <보쉰>은 최근 미국 주요 언론이 “국가 기관의 도움 없이는 입수가 불가능한” 원 총리 일가의 재산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받았다며, 보수파의 공작으로 규정했다. <보쉰>은 핑안보험이 2008년 상장할 당시 원 총리 가족은 이미 이 회사의 지분을 매각한 상태였으며, 기사에 등장하는 22억달러 상당의 핑안보험 주식이 원 총리 일가와 관련돼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번 기사를 쓴 <뉴욕 타임스>의 데이비드 바르보사 기자는 “변호사와 자문회사 등을 통해 중국 정부를 대리하는 기관들에 보존된 기업들의 주요 주주 이력서 등을 입수해, 원 총리 일가와 관련된 상업 네트워크를 파악하게 됐다”고 취재 경위를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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