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원 총리 재산폭로 ‘뉴욕타임스’ 비판…관영언론도 가세
“정치적 적수가 보도자료 제공 가능성”…‘흑재료’ 논란 가열도
“정치적 적수가 보도자료 제공 가능성”…‘흑재료’ 논란 가열도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숨겨진 재산’을 폭로한 미국 <뉴욕 타임스>에 대해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까지 포문을 열었다. 이 보도가 중국 개혁파를 대표하는 원 총리를 겨냥한 정치적 음모의 일부인지를 둘러싼 이른바 ‘흑재료’(黑材料·음해성 비밀 자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훙레이(사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대한 질문에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강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일부 세력이 중국과 중국 지도자들을 중상모략하고 중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 한다”며 “이런 음모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훙 대변인은 아울러 “원 총리의 가족은 변호사들을 선임해 성명을 발표했고, 앞으로도 보도에 대해 계속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우회적으로 ‘<뉴욕 타임스>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인민일보> 국제뉴스 에디터를 지낸 런위쥔은 29일과 30일 연속으로 기명칼럼을 통해 “<뉴욕 타임스>가 최근 몇년 동안 각종 추문 때문에 명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원 총리 재산과 관련된 내용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 <뉴욕 타임스> 사이트 접속은 여전히 전면 차단돼 있다.
원 총리 일가를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 중 한명인 왕웨이둥은 30일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원 총리의 아들 원윈쑹의 위임을 받고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며 “추가 성명 발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당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특별기구를 구성해 자신의 재산에 대해 공개 조사를 하자고 요구하면서, 부패가 드러나면 사임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고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뉴스사이트 <보쉰>이 보도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중국의 권력교체 무대인 18차 당대회 직전에 터진 이번 보도를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원자바오 총리의 정치적 적수들이 <뉴욕 타임스>에 음해성 ‘흑재료’를 넘겨줬는지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번 보도가 나오기 전 베이징 주재 여러 외신들에 원 총리 일가의 이름이 명시된 투자 내역과 축재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된 두꺼운 자료가 전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베이징의 시사평론가 황중칭은 <비비시>(BBC) 중문판에 “이번 원자바오 일가 재산 보도와 지난 6월 <블룸버그>의 시진핑 일가 재산 폭로는 분명 정치투쟁의 결과물”이라며 “자료들이 정치적 적수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보시라이 일가 또는 보시라이 지지자가 자료를 건넸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중국 정치 분석가인 류루이사오는 30일 현지 언론 기고에서 “원자바오 일가가 변호사를 선임하는 이례적 조처를 취한 것은 중국 고위층 내의 합의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지도부는 시진핑과 원자바오 일가의 재산을 폭로한 것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다른 지도자 일가의 재산도 폭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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