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 등 개혁파 상징 밀려난듯
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에서 등장할 차기 지도부 인선을 둘러싸고 파벌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파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차기 지도부 진용이 시진핑(차기 국가주석), 리커창(총리), 장더장(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정협 주석) 류윈산 (국가부주석), 왕치산(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장가오리(경제 담당 부총리)로 구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더장(65) 충칭시 당서기, 위정성(67) 상하이 당서기, 장가오리(65) 톈진 당서기는 모두 장쩌민 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상하이방-태자당 연합이 미는 후보다. 류윈산 선전부장은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공청단파이기는 하지만 언론통제 강화 등 보수적 색채를 보여온 인물이다.
상무위원 후보 중 가장 개혁적 인물로 꼽히던 왕양(57) 광둥성 당서기와 리위안차오(62) 공산당 조직부장이 탈락한 것은 최대 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리펑 전 총리를 비롯한 보수파 당 원로들이 왕양 당서기 등이 비교적 젊다는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상무위원 내정자 7명 중 5명이 연령 규정에 따라 5년 뒤 당대회에서 은퇴해야 하는 만큼 “리위안차오와 왕양은 다음 기회가 있다”고 당 원로들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이 최종 확정된다면, 차기 지도부가 과감한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 정치분석가 천즈밍은 “보수파인 장가오리와 장더장, 그리고 류윈산이 승진하는 것은 이번 지도부 개편을 실망스런 결과로 바꿔놓았다”며 “원로들이 연령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젊은 개혁주의자들을 배제한 것은 당 지도부가 실질적으로 민주적 개혁 의제를 추진할 의도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구도는 후진타오 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에게 밀렸다는 것, 아울러 배후에서 원로들이 자신들이 미는 인물을 지원하려고 치열한 암투를 벌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케리 브라운 시드니대 교수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후 주석이 훨씬 약한 지도자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가 86살의 장쩌민에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수십년 만에 가장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면서, 지도자들이 합의한 명단도 계속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지난 여름 전·현직 당 지도자들이 허베이성의 휴양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합의했던 차기 지도부 구성 내용이 폐기됐다고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들어야 한다, 안타쳐도 박수를 치지 말라
■ [나·들] 피범벅 환자 옆엔 탈진한 연예인…
■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외로워서 한국말 배웠다
■ 주말부부 3년째, 남편집 비밀번호가 바뀌었다
■ 거대석상, 뒤뚱걸음으로 옮겼나 눕혀 옮겼나
■ 캐릭터가 들어오자 연기력이 사라졌다
■ [화보] 내곡동 진실 밝혀질까?
■ 들어야 한다, 안타쳐도 박수를 치지 말라
■ [나·들] 피범벅 환자 옆엔 탈진한 연예인…
■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외로워서 한국말 배웠다
■ 주말부부 3년째, 남편집 비밀번호가 바뀌었다
■ 거대석상, 뒤뚱걸음으로 옮겼나 눕혀 옮겼나
■ 캐릭터가 들어오자 연기력이 사라졌다
■ [화보] 내곡동 진실 밝혀질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