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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보시라이 아내한테 독살당한
사업가는 영국 정보국 스파이”

등록 2012-11-06 21:32수정 2012-11-06 22:32

구카이라이 · 닐 헤이우드
구카이라이 · 닐 헤이우드
WSJ “보시라이 정보 넘겨” 보도
중 지도자들 개인정보 ‘국가기밀’
권력핵심 침투 사적 정보 등 빼내
정식요원 아닌 정보원 구실한 듯
영국 정보국 “우리 고용원 아니다”
중국을 뒤흔든 ‘보시라이 스캔들’의 도화선이 된, 영국인 닐 헤이우드가 보시라이 집안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영국 대외정보국(MI6)에 제공한 스파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시라이 전 충칭 당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에 의해 지난해 11월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헤이우드는 살해되기 전 1년 이상 영국 대외정보국에 보시라이 일가에 대한 정보를 넘겼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현직 영국 정부 관리들, 헤이우드의 친구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6일 보도했다. 대외정보국의 한 요원은 2009년 헤이우드를 알게 됐으며 그가 숨지기 전까지 1년 이상 정기적으로 접촉해 보시라이의 사생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시인했다.

중국은 지도자와 가족들의 사생활을 국가기밀로 취급하고 있으며, 중국의 불투명하고 비밀에 가려진 정치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외국 정부들은 중국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중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3월 헤이우드가 전직 대외정보국 요원들이 설립한 정보회사 해클루트를 위해 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대외정보국을 관장하는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정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성명을 발표해 “헤이우드는 어떤 형식으로든 영국 정부의 고용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건의 내막에 정통한 이들은 헤이그 장관의 말이 기술적으로는 거짓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헤이우드는 대외정보국의 정식 요원이 아니었고, 특정한 정보 수집 임무나 급여를 받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이우드는 영리한 정보 제공자였고, 그가 제공한 첩보를 근거로 정보 보고서를 쓴 대외정보국의 요원은 “헤이우드가 유용했다”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헤이우드는 1990년대부터 보시라이 일가와 친분을 맺고 보시라이 아들의 해외 유학 생활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업상의 문제로 보의 아내 구카이라이와 갈등이 생겼고, 지난해 11월 충칭의 호텔방에서 구카이라이에 의해 독살됐다는 게 중국 당국의 발표 내용이다.

당시 영국 당국은 충칭 경찰이 헤이우드가 과음으로 사망한 것으로 사건을 덮고 부검 없이 바로 화장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헤이우드가 정보원인 것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해석했다. 영국 정부는 보시라이의 측근이었던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미국영사관에 피신해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를 독살했다고 폭로한 지 1주일이 지난 2월15일까지 중국에 사건 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대외정보국의 정보원이 권력 핵심부에 침투했는데도 중국 정보 당국이 이를 몰랐다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중국 정보 당국이 헤이우드의 스파이 혐의를 포착했다면 그가 마지막으로 충칭에 왔을 때 조사했을 수도 있다.

18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의 치열한 권력투쟁 와중에, 미국 등 서방 언론들이 중국 지도부와 관련한 내밀한 사안들을 잇따라 폭로하고 있는 현상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시라이 사건의 내막을 계속 폭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 내역,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부주석 일가의 재산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부 후보였으나 이미 공산당에서 축출되고 정치적으로 완전히 몰락한 보시라이는 곧 재판정에 설 예정이지만, 재판 일정은 아직 공표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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