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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밖으론 주권수호, 안으론 부패척결…‘할말은 거침없이’

등록 2012-11-12 20:44수정 2012-11-12 21:20

발언으로 본 정치행보
“할일없는 외국인들이 우리 일 간섭”
대외관계서 강경한 목소리 쏟아내
“구제불능 부패분자들 없애버려야”
국내선 민생·분배문제 해결에 초점

당체제 유지하며 점진적 개혁 예상
인민들 불만이 개혁 속도 변수될듯

“배가 불러 할 일이 없는 일부 외국인들이 우리의 일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한다. 중국은 혁명을 수출하지 않으며, 굶주림과 빈곤을 수출하지 않고, 당신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여전히 더 할 말이 있는가.”

2009년 2월 멕시코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부주석은 현지 화교와의 모임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온화해 보이는 미소를 띠고 좀처럼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던 중국의 ‘황태자’는 최근 들어 조금씩 솔직하게 ‘시진핑 스타일’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진핑 앞에 놓인 과제는 후진타오가 최고 지도자에 올랐던 10년 전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2020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불공정한 분배, 정체된 개혁, 격화된 권력투쟁, 부정부패,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강화와 영토분쟁 격화 등 내우외환도 심각해지고 있다. 한계에 도달한 과거 30년의 중국 모델과 결별하고, 향후 30년을 염두에 둔 정치·경제·사회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시진핑은 안고 있다.

대외관계의 면에서 시진핑은 상당히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가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자, 그는 “중국이 13억 인구가 먹고사는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한 것만으로도 이미 전인류에게 가장 위대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9월 광시 난닝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포럼 개막식에서 그는 “중국은 주권 안전과 영토 보전을 확고하게 지킬 것이다. 세계 평화 유지를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자신을 발전시킴으로써 세계 평화를 유지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주권과 영토 문제 등에서 그는 특히 ‘할 말은 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문제에서 그가 특히 초점을 맞춰온 것은 부정부패와 민생·분배 등의 문제다.

공산당 간부 훈련기관인 중앙당교 교장을 겸임해온 시진핑은 올해 3월1일 개학식에서 공산당의 순결성을 주제로 연설을 하면서 “일부 당원과 간부들이 시장경제의 큰 물결 속에서 정신의 지주가 무너지고 인생의 방향을 잃고 있다…당원과 관리들 가운데 여러번 교육을 받았지만 뉘우치지 않고 고치지 않는 사람은 엄격하게 처리하고, 구제불능의 부패분자들은 단호하게 당의 대오에서 없애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9월에는 아시아정당포럼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공동부유의 길을 갈 것이며, 전체 인민이 교육·노동·의료·양로·주택에 대한 보장을 받고, 발전의 성과를 인민들이 누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들을 본다면, 시진핑은 우선 취임 초기에 민심의 원망이 집중되고 있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소득분배 개혁 등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보수파 장쩌민 전 주석이나 개혁을 추구했지만 제대로 밀고나가지 못한 후진타오 주석에 비해, 좀더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시진핑이 당내에 광범위한 인맥을 가지고 있고 자신감이 강한데다, 중국의 현실이 더이상 개혁을 미루고 안정만 외칠 수 없는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진핑은 공산당 일당 체제 유지에 주력하면서 점진적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사회의 아래로부터 분출하고 있는 변화의 요구, 사회 모순에 대한 인민들의 불만이 개혁의 속도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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