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기 선출 뒤 첫 연설
교육·일자리·사회보장 등
복지개선 핵시과제로 꼽아
정치개혁 관련은 언급안해
당분간 권력강화 주력할듯
교육·일자리·사회보장 등
복지개선 핵시과제로 꼽아
정치개혁 관련은 언급안해
당분간 권력강화 주력할듯
15일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물려받고 거대한 ‘중국호’를 조종할 키 앞에 섰다.
그는 이날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의 첫 연설에서 “우리 민족은 위대한 민족”이라고 선언하며, 새 지도부가 민족과 인민, 당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20여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공산당이 대단히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당원 간부들의 부정부패, 대중과의 괴리, 형식주의, 관료주의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당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는 간부들의 부정부패 해결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올해 보시라이 사건을 신호탄으로 당 최고 지도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부패가 폭로되고, 당 간부·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위험수위에 달한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굳은 각오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생 문제 해결도 주요한 과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인민은 더 나은 교육, 일자리, 만족스러운 수입, 사회보장, 의료·위생 서비스, 주택문제, 좋은 환경을 기대하고 있으며, 인민들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바람은 우리가 분투해 이뤄야 할 목표”라고 했다. 연설을 하는 동안 시 총서기의 표정에선 엷은 미소와 비장한 표정이 엇갈렸다. 그는 “시종일관 인민과 함께 마음을 맞추고 노력해 역사와 인민에게 합격점을 넘는 답안지를 제출하자”고 역설했다.
하지만 시진핑의 연설에는 개혁파들이 고대해온 정치개혁의 자리는 없었다. 시진핑은 취임 뒤 첫 2~3년은 빈부격차, 부정부패 해결 등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국내 문제 해결에 주력하면서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유기업을 개혁하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농민공 등 소외계층을 비롯한 전국민에 대한 복지 개선 작업이 주요 목표가 될 전망이다. 5년 뒤 2기 임기가 시작됐을 때 그의 정책 방향이 더 분명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점진적 개혁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진핑은 자신과 가까운 당 원로들, 태자당 인물들과의 관계 때문에 과감한 행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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