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빈곤 급증” 비판
대만 총통부 반발…해명 요구
대만 총통부 반발…해명 요구
영국의 유명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마잉주 대만 총통을 갈팡질팡하는 ‘얼간이’로 지칭해 대만을 뒤흔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7일치 최신호에 실은 ‘마잉주, 얼간이’(Ma, the bumbl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 총통이 2008년 높은 기대 속에 취임했으나 5년이 지난 현재 지지율이 13%까지 추락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마 총통을 ‘얼간이’라고 혹평했다. 이 잡지는 마 총통이 민생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데다 연금은 파산 위기이며 빈곤층이 급증했다며, 대만 경제가 부진한 것은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도 있지만 마 총통이 우유부단하게 계속 정책을 바꾸는 것도 이유라면서 “대만 사회는 점점 더 마잉주 총통이 쓸모없는 얼간이라는 합의를 이루고 있는 듯 보인다”고 썼다.
이 내용은 18일부터 대만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만 정계 인사들은 잇따라 마잉주 총통 감싸기에 나섰다. 왕젠쉬안 대만 감찰원장은 마 총통이 하버드대 박사인 점을 거론하며 “얼간이가 어떻게 하버드 박사 학위를 따느냐”며 “마잉주 총통은 전혀 어리석지 않으며 다만 통이 좀 작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민진당 등 야당도 일단은 마 총통을 감쌌으나, 은근히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민진당 쑤전창 주석은 “이 시기에는 민진당을 비롯한 온 나라가 정부를 돕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진당 입법원 단서기장(원내총무) 차이지창은 “(총통이 얼간이라는) 국가의 기밀을 <이코노미스트>에서 알아버렸으니 대만엔 매우 불행한 일이다”라고 비꼬았다. 대만 총통부는 주영국 대만대표처에 지시해 <이코노미스트>에 항의하면서 보도 내용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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