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갈등, 여러국가 참여해 풀길”
아세안 ‘공동대응 계획’은 사실상 무산
아세안 ‘공동대응 계획’은 사실상 무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나란히 참석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언급했다.
역사적인 미얀마 방문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이 회담에서 아시아 정상들을 향해 남중국해를 비롯해 영토 분쟁이 있는 지역의 갈등을 완화하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며, 이런 분쟁은 중국과 일대일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참여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남중국해 분쟁을 이슈로 제기하면서도, 필리핀이나 일본 등 중국과 영유권 분쟁중인 국가의 편을 강하게 들지는 않음으로써 중국과의 지나친 갈등은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아시아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마주 앉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은 균형 잡힌 성장과 무역의 분명한 규칙을 수립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며 위안화 환율 문제와 무역 분쟁 문제를 제기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캄보디아·라오스가 공조해 미국·일본·필리핀·베트남과 대결하는 양상이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20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과의 영토 분쟁을 의식한 듯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심각해지면서 미-일 양국 동맹 관계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일 동맹은 이 지역 안보의 초석”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간 ‘행동수칙’을 제정해 사태를 해결하려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계획은 중국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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