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
둬웨이 “원자바오가 2004년 우캉민에게 해명자료 전달”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8년 전 이미 자신의 일가를 겨냥한 축재 의혹이 불거질 것을 예견하고 이에 대비하는 해명 자료를 작성해 해외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좌파의 원로이자 전인대 홍콩 대표단장을 지낸 우캉민은 원 총리가 지난 2004년 100쪽에 달하는 ‘해명 자료’를 직접 작성해 지난해 4월 자신에게 건넸다고 밝혔다고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매체 <둬웨이>가 26일 보도했다. 우캉민은 원 총리가 지난해 4월23일 베이징 중난하이에 있는 총리 집무실에서 자신과 1시간반 동안 대화한 뒤 소가죽으로 된 봉투를 주었으며, 안에는 5개 부분으로 나눠져 각각 투명한 폴더에 담긴 문서 약 100장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자료는 ‘유언비어의 근원은 2004년 7월1일자 <21세기 경제보도> 기사’, ‘핑안보험과의 연루에 대한 유언비어를 반박한 각종 언론 자료’ ‘보석 전시회에 대한 대만 대표단의 성명’ 등 5개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관련 신문 스크랩과 통계 수치들이 대부분이다.
우캉민은 “원 총리가 2004년 7월 가족의 재산 문제가 언젠가 불거질 것으로 예견하고 대비를 시작했음을 시사한다”면서 “원 총리 일가가 거액을 축재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며, <뉴욕타임스> 보도에는 중국 고위 지도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미국 언론의 의도와 원 총리에 타격을 가하려는 중국 보수파의 공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 총리가 ‘우리 가족 중에는 외국에 나가 있는 사람도 없고, 친인척을 위해 당 중앙에 청탁한 일도 없다’고 탄식했다”고 전했다. 보수파의 대표적 인물인 리펑 전 총리의 아들 리샤오펑은 산시성 부성장이며 딸은 국유기업의 이사장인 데 비해 원 총리 자녀들은 상대적으로‘몸을 낮추며’ 지내왔다는 것이다.
원자바오 총리가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또다른 중국어 뉴스 사이트 <명경>은 베이징의 소식통을 인용해 원 총리가 자신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힌 일가족 재산 폭로 파문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타임스>과 직접 인터뷰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원 총리의 아들과 부인 등 가족들이 중국 제2의 보험사인 핑안보험 주식 22억달러어치를 비롯해 27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숨겨진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으며, 24일에는 원 총리 일가와 핑안보험 사이의 ‘수상한 거래’가 1999년부터 진행돼 왔다고 보도했다. 핑안보험은 26일 성명을 내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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