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춘청 쓰촨성 부서기
언론들 “엄중한 기율위반” 보도
고위직 연루 부정부패사건 추정
북한방문단 대표 교체와도 관련
시진핑 취임뒤 관료들 잇단 낙마
고위직 연루 부정부패사건 추정
북한방문단 대표 교체와도 관련
시진핑 취임뒤 관료들 잇단 낙마
*원자바오 측근 : 리춘청 쓰촨성 부서기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지도부가 대대적인 부패와의 전쟁을 예고한 가운데, 원자바오 총리와 밀접한 관계인 리춘청(사진) 쓰촨성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는 리춘청 부서기에 대해 쌍규(당규를 위반한 당원을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것) 처분을 내렸다고 홍콩 <명보>와 <명경> 등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리춘청 부서기는 원자바오 총리와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후원을 받아온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달 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 됐다. 일반적으로 ‘엄중한 기율 위반’은 대규모 부정부패 등의 죄목을 지칭한다. 리 부서기에 대한 조사가 공식 확인된다면,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고위직이 상당수 연루된 정치적 사건을 예고하는 것이다.
리춘청 부서기는 최근까지 쓰촨성 서기였던 류치바오 공산당 선전부장과도 긴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최근 류치바오 부장이 북한 방문 대표단장으로 공식 발표됐다가, 방북 당일인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리젠궈 정치국위원으로 교체된 것도 리춘청 조사와 관련돼 있다고 <명경>은 보도했다. 리춘청 부서기는 지난달 28~29일 왕둥밍 쓰촨성 서기가 주최한 학습회에 참석한 뒤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리춘청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서기를 지내 공청단파에 속했으나,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쓰촨성 서기로 재직할 때 신임을 받아 쓰촨성의 중심 도시인 청두에서 급성장했다. 이후 그는 원자바오 총리에게도 접근해 신임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원 총리와 저우융캉 사이의 다리 역할을 맡았다고 <명경>은 전했다. 그가 17차 당대회에서 중앙위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가, 18차 당대회에서 후보위원에 복귀한 것도 이런 정치적 후원 때문으로 해석된다. 4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선 리춘청 부서기 조사 소식과 정치적 파장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진핑 총서기가 지난달 취임 일성으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뒤, 부정부패로 낙마하는 관리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경제 중심지인 남부 광둥성에서는 한달 사이에 성 고위급 간부 5명이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해임됐다. 광둥성 기율검사위는 량다오싱 전 선전시 부시장을 1일 연행해 조사중이다. 인터넷상에선 량다오싱이 2011년 선전시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행사를 주관하면서 이권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이 돌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광둥성 당국은 일부 시범지역에서 공직자 재산공개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황셴야오 광둥성 기율검사위 서기는 2014년까지 시범적으로 현(한국의 군)과 구 한 곳씩을 골라 ‘지도간부 가정 재산공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고 <남방도시보> 등이 4일 전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고작 현과 구에서 공직자 재산공개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부패 척결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미약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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