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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시진핑 ‘개혁의 길’은 광둥으로 통한다

등록 2012-12-10 20:17수정 2012-12-10 22:31

취임 뒤 첫 지방시찰로 광둥성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8일 선전시 롄화산에 있는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기 전에 몰려든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시 총서기 뒤편(사진 맨 왼쪽)에 있는 이가 왕양 광둥성 당서기다. <봉황위성텔레비전> 촬영
취임 뒤 첫 지방시찰로 광둥성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8일 선전시 롄화산에 있는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기 전에 몰려든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시 총서기 뒤편(사진 맨 왼쪽)에 있는 이가 왕양 광둥성 당서기다. <봉황위성텔레비전> 촬영
중국 갈림길마다 ‘개혁의 상징’
후춘화, 왕양 이어 당서기 부임
첨단산업·행정개혁 등 이어갈듯
공직자 재산공개도 최초로 실시
“중앙 정치개혁이 먼저” 목소리도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가 첫 지방시찰로 중국 개혁개방의 요람인 광둥성을 방문해 ‘남순강화’에 나서면서 광둥이 새 지도부의 개혁을 선도할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진핑 체제에 이어 중국을 이끌 ‘6세대 지도부’의 선두주자인 후춘화가 곧 신임 광둥성 당서기로 부임한다고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시진핑 총서기가 7일부터 광둥성 방문을 통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5년 동안 광둥에서 개혁 정책을 추진해온 왕양의 역할을 개혁파로 꼽히는 후춘화가 물려받는다. 공산당 지도부내 대표적 개혁파인 왕양은 부총리로서 중앙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끌게 된다.

광둥성 당국은 중국 최초로 공직자 재산공개를 실시할 시범지역 3곳을 선정해 9일 발표했다. 주하이시 헝친신구, 광저우시 난사신구, 사오관시 스싱현에선 내년부터 고위 공직자 본인과 일가족의 자산을 공개할 준비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인민일보>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광둥성은 2014년부터 이 제도를 광둥성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광둥은 중국이 갈림길에 설 때마다 개혁의 상징이 되어왔다. 1970년대 말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리고 피폐한 중국이 개혁을 시작했을 때, 덩샤오핑과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 광둥 서기는 선전·주하이 등을 첫 경제특구로 개발해 외부에 문을 열었다. 1989년 천안문(톈안먼) 시위 유혈진압 뒤 보수 회귀 분위기 속에서 덩샤오핑은 선전 등을 찾아와 ‘남순강화’로 개혁개방만이 살 길임을 선언했다. 왕양 서기 아래선 사회적 갈등을 강경 진압이 아닌 주민 요구를 수용해 해결한 ‘우칸모델’, 저임금 수출산업에 의존하는 기존 성장모델에서 탈피한 첨단산업 발전, 정부 부서를 줄이는 행정개혁 등의 실험이 이뤄졌다.

시진핑은 광둥의 이런 의미를 염두에 둔 ‘시진핑식 남순강화’를 통해, 중국의 새 길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7일에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 선전시에 있는 민영 인터넷 기업인 텅쉰을 방문해 민영기업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8일에는 선전시 롄화산의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면서 개혁개방 노선을 유지하되 새로운 개척이 필요하다는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9일에는 포산시의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민생 개선의 뜻을 밝혔다. 도로를 봉쇄하지 않고 화려한 환영의식 없이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파격적인 행보로 여론의 호평도 받았다.

곧 취임 한달을 맞는 시진핑은 과감한 경제개혁과 ‘부패와의 전쟁’, 강력한 민족주의와 국익을 내세워 할 말을 하는 외교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리춘청 쓰촨성 부서기, 후진타오 주석의 비서실장 격이었던 링지화 통일전선부장 일가 등 고위 관리들의 부패 문제에까지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정치개혁의 신호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시진핑 지도부의 개혁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목소리가 여전하다. 황젠룽 난징대 교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광둥성이 발표한 공직자 재산공개는 제한적 효과밖에 내지 못할 것이다. 표면적인 문제만 해결할 수 있을 뿐 감시받지 않는 권력의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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