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종말론 사교집단 검거
중국 각지에서 ‘12월21일 지구종말론’이 확산되면서, 당국이 관련 종교집단 관련자들을 체포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
중국 공안은 산시성과 후베이성, 충칭시 등에서 지구 종말론을 유포하는 이들을 체포했다고 15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안만보>는 ‘전능신’ 또는 ‘동방의 번개’로 불리는 사교집단이 이번 종말론 유포와 관련돼 있다면서, 이 집단이 기독교의 명의를 빌려 농촌 등지에서 비밀조직 형태로 세력을 넓혀왔고 최근에는 12월21일 종말론을 유포하면서 ‘전능신’을 믿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능신’이 다스리는 국도시대’(國度時代 국가의 법률·통치기구가 완비된 시대)가 이미 출현했으며 신도들은 신의 영도 아래 중국 공산당을 지칭하는 ‘크고 붉은 용’과 결전을 벌여 용을 패퇴시키고 ‘전능신’이 통치하는 국도를 건립할 것이라고 포교했다. 중국 당국은 이 사교집단이 공산당을 부정하고 공산당과의 대결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지도부를 체포하는 등 검거작전에 나섰다.
중국 역사에선 ‘황건적의 난’ ‘태평천국의 난’ 등 종교활동과 관련된 체제 전복 반란이 계속 일어났고, 중국 당국은 공산당 일당체제에 맞서는 종교 조직을 엄격하게 단속해 왔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근거 없는 종말설을 유포해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칭하이성 경찰은 전능신 집단의 지도부 7명과 간부 30명을 체포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가 16일 보도했다. 후베이성 우한시 공안은 14일 시내 번화가에서 지구 종말설 주장이 담긴 유인물을 뿌리던 장모씨 등 5명을 체포해 10일간 행정구류 처분을 내렸다. 충칭시 공안도 최근 4명의 종말론 유포자를 체포했고, 산시성 공안도 시안시의 버스 등에서 종말론을 유포한 ‘전능신’ 교단 관계자 7명을 붙잡아 형사구류했다. 푸젠성 진장에서도 30명이 체포됐다.
최근 중국에선 지구 종말론에 현혹된 사재기와 피난 생존 장치 판매 등 갖가지 사회 현상이 벌어졌다. 이우의 한 사업가는 스테인레스로 제작한 ‘노아의 방주’를 수십개 팔았다고 밝혔다. 그는 구 형태 안에 들어가 생활할 수 있는 이 피난 생존 장치를 제작해 각각 100만위안~500만위안씩 판매했다며, 산시성의 한 사업가가 15개를 구매했고, 베이징과 뉴질랜드에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종말론 소문이 퍼지면서 쓰촨성 룽창현과 네이장시의 주민들은 양초와 성냥을 사재기했다고 <화시도서보>는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시 공안국엔 지난 5~6일 지구종말론을 빙자해 주민들을 현혹한 사기사건 25건이 접수됐다. 사기범들은 노인들에게 접근해 지구종말론을 퍼뜨리면서 지구 종말이 멀지 않았으니 수중의 저축을 의미 있는 데 쓰라는 식으로 현혹해 돈을 뜯어냈다.
중국의 대표적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종말의 날이 오기 전에 미쳐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러 제품에 대한 50% 할인판매 행사를 벌이고 있다.
1999년 종말론에 이어 나타난 2012년 12월 종말론은 세상의 끝을 예언했다는 고대 마야문명의 달력 등을 빙자해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나, 뚜렷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혹세무민의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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