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탄절은 12월26일이다.”
중국 후난성 샤오산의 관영매체 <천하샤오상망>은 26일 탄생 119돌을 맞은 마오쩌둥 추모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마오의 고향인 샤오산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 전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1만명 이상의 추모인파가 몰렸다. 마오의 추도식은 26일 0시 타종과 예포 속에 엄수됐고, 추모객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열기를 더했다. 마오의 고향 주민들은 추모객들에게 1만 그릇이 넘는 국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샤오산을 비롯해 후난성 각급 간부와 마오의 친척들도 마오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둥팡훙’을 부르며 그의 동상에 헌화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좌파 진영인 ‘우요우즈샹(烏有之鄕ㆍ유토피아)’도 베이징에서 ‘기념 마오 주석, 숭고한 공산당’이란 이름으로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쿵칭둥 베이징대 교수는 추모시를 낭송하며 “마오 사상으로 중국을 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오의 경호원을 지낸 류지춘은 “최근 사회가 마오의 말을 곡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판징강 우요우즈샹 대표는 “당국이 8달 동안 우리 홈페이지를 차단했지만 우리의 대오는 여전히 굳건하다. 시진핑 총서기 역시 최근 마오 주석의 포용력과 자신감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이 단체가 3월 좌파의 대표 주자였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낙마 이후 가장 큰 행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행사장에 공안국 보위부 소속 요원을 파견하는 등 촉각을 세웠다.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하고 마오 시절 향수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중국 좌파는 보 전 서기의 낙마를 강하게 항의하고,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지도부의 재산 공개를 요구하는 등 실용과 개혁을 내세운 현 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날 관영 <신화망>은 시진핑 총서기가 25일 중국 내 군소정당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민이 정부를 감독할 수 있으면 정부는 나태해질 수 없다”는 마오의 발언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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