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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후난성서 ‘중국판 밀양송전탑 사건’
강제이주 저항…주민 4명 연쇄자살

등록 2013-01-03 20:01수정 2013-01-03 21:13

발전소 이주 보상안돼 삶 터전 막막
협박·괴롭힘 당하자 잇단 극단 선택
중국 후난성의 한 마을에서 지난 연말 닷새 동안 농민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마을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수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이주하라는 관리들의 협박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난성 서부 훙장시 퉈커우진에 지난해 성탄절 오전 지방정부 관계자 10여명이 마을 주민 쩡칭푸의 집에 찾아가 발전소 가동을 위한 이주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했다. 서명을 거부한 쩡칭푸는 관리들이 떠난 뒤 집 기둥에 목을 매 자살했다고 홍콩 <명보>가 3일 보도했다. 이날 오후에는 인근 마을 주민 리원루이가 서명을 거부한 뒤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28일과 29일에도 농민 두명이 같은 이유로 목을 매 숨졌다. 주민들은 관리들이 숨진 이들에게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노동교화소로 보내 강제 노동을 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한 것은 이주 보상금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현지 정부가 농민들에게 제시한 보상금은 ㎡당 300위안으로 가구당 약 2~3만위안 정도다. 이 지역에서 집을 짓는 데 드는 20만~30만위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쫓겨나면 삶의 터전이 막막해지는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하자, 관리들은 이들의 수돗물과 전기 공급을 끊고, 폭력을 동원해 협박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퉈커우수력발전소는 80억위안이 투입된 후난성 제2의 수력발전소이다. 당국은 12월말 가동을 목표로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켜 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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