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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당국, ‘남방주말 사태’ 사전검열 폐지로 수습 모양새

등록 2013-01-09 20:25수정 2013-01-09 21:28

후춘화
후춘화
후춘화 광둥성 서기 직접 해결 나서
파업 참가자들도 처벌않기로 약속
기자들, 사측과 잠정합의 뒤 복귀
시진핑 체제 개혁 뜻 반영 평가도
시진핑 지도부의 개혁 의지를 판가름할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는 <남방주말> 사태를 풀기 위해 차기 중국 지도자 유력 후보인 후춘화(사진) 광둥성 서기가 직접 나섰다.

후춘화 서기는 8일 <남방주말>에 대한 광둥성 선전부의 사전 검열을 없애고, 파업에 참가한 기자들을 처벌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해법을 제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광둥성 선전부가 개입해 신년사설을 검열하고 친정부적 내용으로 바꿔치기 한 데 항의해 파업을 벌여온 <남방주말> 기자들은 후 서기의 해법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선 간부들과 9일 잠정 합의를 이루고 업무에 복귀했다. <남방주말> 간부들은 10일치 <남방주말>이 정상 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 서기는 <남방주말> 기자들이 이번 검열 파문의 책임자로 지목한 퉈전 광둥성 선전부장에 대해선, 당국의 체면을 고려해 당장 해임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잠정 합의는 중국 개혁파 언론의 상징인 <남방주말>과 중국 개혁파들의 언론 자유 캠페인의 ‘작은 승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차기 지도자감으로 주목받는 정치 스타인 후춘화 당서기가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중국의 언론 정책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민감한 사안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당국의 검열에 맞선 언론인들의 이례적인 파업에 여론은 광범위한 지지를 보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리틀 후’로 불리는 후춘화는 지난달 광둥성 서기로 부임한지 한달도 안돼 <남방주말> 사태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고, 취임 약 두달을 맞은 시진핑 총서기도 정치적 도전을 만났다.

왕양 전 광둥성 당서기가 관리들의 불법적 토지 매각에 항의하는 우칸촌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우칸 해법’을 보여준데 이어, 후춘화 서기는 ‘남방주말 해법’을 제시해 개혁적 이미지를 선보였다. 당의 언론 검열을 책임져온 류윈산 상무위원 등이 이번 사태에 강경 입장을 보인 가운데, 당국의 양보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상세한 협상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추가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가 여론의 큰 주목을 받으면서 광둥성 광저우의 <남방주말> 본사 앞에선 7~9일 사흘 연속 시위가 벌어졌다. 8일 <남방주말>을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민주와 다당제, 천안문(톈안먼) 사건 등 민감한 내용을 언급하는 연설을 하기도 하면서 <남방주말> 본사 앞은 ‘정치 광장’으로 변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한켠에선 보수파 인사들이 오성홍기와 마오쩌둥 초상화 등을 들고 나타나 <남방주말> 지지 시위대들을 향해 “<남방주말>의 꿈은 미국의 꿈이다” “매국노 신문을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쳐, 좌-우파의 노선 충돌 양상도 벌어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남방주말 사태, 외부세력이 사주’ 사설 강요에

중 일간지 ‘신경보’ 발행인 사의 파장

베이징의 유력 일간지인 <신경보>가 <남방주말> 기자들을 비판하고 언론자유를 부정하는 사설을 실으라는 당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반란’에 나섰다.

다이쯔겅 신경보 사장은 <남방주말>을 비난하고 당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환구시보> 사설을 게재하라는 공산당 선전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8일 밤 사임 뜻을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이 9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외부세력이 <남방주말> 기자들이 당국과 맞서도록 사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산당 선전부는 이 사설을 8일치에 싣도록 중국 주요 신문에 지시했지만, <신경보>와 <광저우일보> <남방도시보> 등은 이를 거부했다.

<신경보> 기자들이 웨이보 등에 폭로한 내용을 보면, 베이징시 당 선전부 렁옌 부부장은 8일 신경보에 찾아와 <환구시보>의 사설을 9일치에 전재하라고 지시하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경보를 폐간시키겠다고 위협했다. 8일 밤늦게까지 렁옌 부부장과 대치하던 다이 사장은 “나는 여기서 당신에게 사의를 밝힌다”며 지시를 거부했고, 편집국은 눈물바다가 됐다. <신경보> 기자들은 투표를 통해 문제의 사설을 게재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으나, 결국 10일치 20면 아래쪽의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환구시보> 사설이 대폭 축소돼 실렸다.

9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신경보>의 용기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의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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