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
‘충칭 섹스비디오’ 보시라이 측근 왕리쥔 연루…
당국, 보시라이 재판 앞두고 입단속?
당국, 보시라이 재판 앞두고 입단속?
중국 충칭시 고위 공무원 음란 비디오 폭로 사건이 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오히려 사건을 폭로한 당사자를 불러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 등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안은 27일 사건을 폭로한 주루이펑 기자를 불러 7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루이펑은 공안의 소환을 받고 변호사와 함께 베이징 더셩먼와이 파출소에 자진 출두했다.
앞서 주루이펑은 지난해 11월20일 충칭시 베이베이구의 레이정푸 당서기가 10대 후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여성은 충칭시 건설업자가 성 로비할 의도를 갖고 접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 뒤 레이정푸는 면직처분됐다. 일부 중국 언론은 레이정푸가 성접대를 받은 직후 이런 낌새를 눈치채고 당시 보시라이의 측근이자 충칭시 공안국장이던 왕리쥔에게 알렸고 왕은 건설업자를 1년형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주루이펑은 자신이 충칭시 관리 6명의 섹스 비디오 테이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현직에 있다고 밝혔다.
주루이펑은 조사를 받은 뒤 <비비시>(BBC)와의 통화에서 “충칭시 경찰 당국은 주로 비디오 입수 경위에 관해서 물었다”며 “법에 따르면 당국에 비디오를 넘겨야 한다며 내가 가진 비디오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충칭시 경찰 당국은 “범죄집단이 특정 의도를 갖고 자료를 주루이펑에게 넘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루이펑은 충칭 경찰 내부 관계자에게 이 비디오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안은 주루이펑이 어떻게 비디오를 입수했는지 조사할 권한이 있고, 범죄와 상관있는지도 심문할 수 있다”며 “하지만 주루이펑이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주루이펑은 “기자 윤리상 취재원 보호는 기본이다. 내가 비디오를 넘긴다면 충칭 경찰은 분석·복원 기술을 이용해 취재원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 경찰이 폭로 당사자를 조사하고 나선 것은 이 사건이 재판을 앞둔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주루이펑은 “나를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가 이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왜냐면 이 사건이 바로 전임인 보시라이가 남긴 골치 아픈 과제와 관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루이펑은 “내가 가진 자료는 소소하다. 내 자료는 당국이 가진 자료에 견주면 그저 그물 밖으로 튀어나온 물고기 정도밖에 안된다. 당국이 훨씬 더 많은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보시라이 재판을 앞두고 대중에게 추가로 관련 사건이 폭로되는 걸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 자체가 ‘정치적 손때’를 피하기 힘든 탓에 당국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들이 추가로 대중들에게 드러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한다는 것이다. 지도부가 관련 사실이 드러나면 날수록 정치적 흥정이나 타협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중국 국내외 언론들은 보시라이(63) 전 서기의 재판 개정시기를 두고 엇갈린 보도를 내놓는 등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다쿵파오>는 “25일부터 보시라이의 재판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시라이 재판이 열릴 것으로 알려진 구이저우의 성도 구이양에는 수십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법원 주변에 몰렸다. 하지만 장 하오 구이양 법원 부법원장은 “보가 여기서 재판 받는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재판이 열린다면 어떻게 내가 모를 수 있겠는가. 나 역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29일엔 보시라이 지지자들이 법원 밖에 모여 “부패하고 무능한 공산당 간부들이 보를 시기하고 있다. 보는 빈부격차를 줄이려 최선을 다했다. 충칭시민들은 그를 지지한다”고 외쳤다.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 <환구시보>는 28일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에 보시라이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없다”고 보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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