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안에서만 41곳의 부동산을 지닌 복부인의 투기 소식에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다.
베이징 공안 당국은 지난달 31일 “전 샨시성 션무현 상업은행 부행장 공아이아이가 베이징에서만 41곳의 부동산을 가진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며 “공아이아이는 아직 체포하지 못했지만 경찰을 포함한 공범 7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공안 당국의 수사 발표는 이미 인터넷 등으로 공아이아이의 투기 소식이 알려진 지 한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공안 발표가 나오기 전 중국 네티즌들은 공아이아이를 ‘부동산 누나’, ‘방 며느리’ 등으로 부르며 수사 진행 상황을 주시해왔다.
공아이아이는 베이징 호적 3개를 포함해 총 4개의 가짜 호적을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들인 베이징 부동산 면적은 농구장 23개 크기인 총 1만평방미터에 달한다. 중국 공안은 베이징에 살고 있는 현직 공안, 교육부 공무원 4명과 샨시성과 산시성 경찰 3명 등 총 7명을 공아이아이의 공범으로 보고 체포했다. 이들은 공아이아이가 호적을 위조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안은 공아이아이의 부동산과 함께 아우디 승용차도 압수했다.
하지만 공아이아이는 지난달 사건이 불거지자 행방이 묘연해졌다. 공안 당국은 “아직 공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공아이아이는 션무현의 부동산업과 금융, 광산, 호텔업계를 두루 섭렵한 지역 유지 출신이다. 그는 젊은 시절 남편과 이혼하고 지난해 10월엔 사업이 여의치 않자 자살을 지도하는 등 개인사가 순탄치 않았다. 베이징에서 유학 중인 그의 딸도 과도한 다이어트 탓에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아이아이는 지난달 사건이 폭로된 뒤 <신화통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광산업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고 이를 합법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 뒤 공아이아이는 자취를 감췄다. 중국 일간 <둥팡시공>은 “본지 기자가 수차례 공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당국자가 공아이아이에게 이를 귀띔해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아이아이의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여론은 경악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는 “호적과 관련한 수많은 공무원들이 전혀 통제받지 않고 부패를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공안 관계자는 “일부 당과 정부 공무원들이 1개의 정식 호적과 1개의 가짜 호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공아이아이의 소식은 대도시 호적을 갖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일반 사람들에게 공무원이 특권과 직위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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