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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서민총리? 연기자?…떠나는 원자바오

등록 2013-03-05 20:39수정 2013-03-05 22:28

G2 경제대국 부상 이면에
극심한 빈부차 그늘 남겨
“소강사회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

5일 전인대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시간40분 동안 정부업무보고 낭독을 마친 원자바오 총리는 단상에서 내려와 객석을 향해 3차례 거듭 고개를 숙였다. 71살 노정객의 마지막 인사였다.

총리 재임 10년 동안 그는 중국을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외환보유고(3.3조 달러)에서도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했다. 세계 최장의 고속철도망도 그의 임기 동안 구축됐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지난해 당국의 공식 발표로도 0.474에 이를 정도로 극심해진 빈부격차와 ‘독 스모그’로 드러난 극심한 환경파괴, 국유기업 개혁 실패 등은 그의 시대가 남긴 그늘로 지적된다.

원 총리는 중국 최고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법치, 민주주의 등 정치개혁을 주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1989년 천안문(톈안먼) 사태 당시 농성을 풀라고 읍소한 자오쯔양 총서기를 수행하기도 했던 원 총리는 지난해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정치체제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체제 개혁의 성과를 잃어버리고 문화대혁명 같은 역사적 비극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외쳤으나 정치개혁은 실현되지 않았다.

원 총리는 수차례 낡은 잠바와 운동화를 신고 재난현장을 찾아 ‘서민총리’, ‘원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는 현지에서 눈물을 흘리며 닷새 동안 구조작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8차 당 대회 직전 <뉴욕타임스>가 원 총리 일가가 보험회사 투자 등을 통해 27억달러(3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원 총리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원 총리에 비판적인 작가 위제는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라는 책에서 “정치적 연기가 오스카 수상감”이라고 적었다.

베이징/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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