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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펑리위안은 중국의 미셸 오바마?

등록 2013-03-25 14:38수정 2013-03-25 15:50

탄자니아에 도착한 시진핑 주석과 아내 펑리위안. 봉황 위성티브이 누리집
탄자니아에 도착한 시진핑 주석과 아내 펑리위안. 봉황 위성티브이 누리집
시진핑 해외 순방 동행…‘펑리위안 스타일’ 화제
‘은둔형’이던 역대 지도자 부인들 모습과 대비
“이것이 중국의 새로운 이미지다. 중국의 희망이다” “우리도 마침내 우아하고 아름다운 퍼스트레이디를 가지게 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50)의 국제무대 데뷔에 중국 인터넷에서 열광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취임 뒤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 주석과 함께 러시아를 거쳐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펑리위안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내외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4일 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레스살람, 중국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50)이 남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팔짱을 낀 다정한 모습으로 비행기 트랩 계단을 내려왔다. 흰색 투피스 정장과 흰색 핸드백, 반짝이는 금색 샌들로 패션 감각을 과시했다.

앞서 22일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 시 주석의 푸른색 넥타이와 ‘커플룩’을 연출한 푸른 스카프에 남색 코트 차림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는 펑리위안의 모습은 중국인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안겼다. 지난 30년 동안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중국 지도자 부인들과 대비되는 펑의 모습은 ‘중국 퍼스트 레이디의 부활’이자 중국이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는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문화대혁명( 1966~1977) 시절, 정치에 깊숙히 개입했던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이 남편의 사후 문혁의 대혼란을 일으킨 주모자로 채포돼 종신형으로 복역하다 옥사한 이후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들은 국내외에서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부인 류융칭은 공적인 장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2011년 후 주석의 미국 방문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장쩌민 전 주석의 부인 왕예핑이나 덩샤오핑의 부인 줘린도 국민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펑리위안은 애초부터 남편 시진핑보다 더 유명한 스타였다. 18살 때부터 인민해방군 가무단의 가수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매년 춘제(설) 때 그가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 소프라노 창법으로 부르는 민요는 많은 중국인들의 애창곡이다. 2007년 시진핑이 중국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무대에 서는 일은 줄었지만, 2011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AIDS 퇴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나름의 영역을 개척해 왔다.

중국의 대표적 국민 가수로 오랫 동안 사랑받아온 펑리위안의 국제적으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중국의 소프트파워 외교전략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경제력에 미치지 못하는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전직 대사와 유명 인물들로 공공외교협회를 출범시키는 등 고심하고 있다. 매력 넘치고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인기 스타 펑리위안은 가장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 중국 소프트파워의 희망인 셈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24일 저녁 메인뉴스인 신원렌보에서 러시아를 방문중인 펑리위안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왕판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24일 <신경보>에 “이번 해외 순방에서의 역할을 통해 펑리위안은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와의 ‘G2 퍼스트 레이디 경쟁’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뉴욕타임스>는 24일 “많은 이들은 베이징 또는 워싱턴에서 펑리위안과 미셸 오바마가 함께 나란히 서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펑리위안이 사회주의권 지도자의 부인 가운데 이례적으로 활발하게 행보를 보이며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인간적으로 보이게 했던 라이사 고르바초프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셸 오바마가 입은 옷들이 큰 관심을 끌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펑리위안이 입은 코트와 핸드백도 벌써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펑리위안의 옷과 가방은 중국 패션업체인 리와이의 브랜드 ‘익셉션(EXCEPTION)’의 제품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누리꾼들은 국가주석의 부인이 해외 명품이 아닌 ‘국산’ 제품을 들고 순방에 나선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부인과 함께 외교무대에 나섬으로써, 자신만만하고 개인적으로 친근한 지도자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인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딱딱한 스타일로 ‘로보트’ 등의 별명으로 불렸던 후진타오 전임 주석과 대비되는 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방문 중 외교관 양성 전문학교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 강연에서 “신발이 발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신발을 신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 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외국의 내정간섭을 용인하지 않고, 독자적 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에 이어 24일 탄자니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를 순방하며, 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안정적인 자원·에너지 공급지이자 새로운 시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주요한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탄자니아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을 차례로 방문하고, 남아공에서 26∼27일 열리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담에도 참석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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