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소비자 불만 ‘맹폭’에
애플, 보름만에 손들고 서비스 확대
세계 2위 시장 눈치 안볼 수 없어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13%
“애플 견제, 자국 업체 보호” 분석도
애플, 보름만에 손들고 서비스 확대
세계 2위 시장 눈치 안볼 수 없어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13%
“애플 견제, 자국 업체 보호” 분석도
애플이 중국의 전방위적인 ‘애플 때리기’에 손을 들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 중국 애플 누리집에 ‘존경하는 중국 소비자에게 띄우는 편지’를 올려 중국 소비자에게 사과했다.
팀 쿡은 중국어로 발표한 글에서 “지난 2주 동안 중국 고객으로부터 보증과 수리 등 서비스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접수하고 면밀히 검토했다”며 “소통 부족 탓에 애플이 오만하다거나 소비자의 불만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심려를 끼친 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불만이 제기된 보증기간을 늘리고 아이폰4와 아이폰4S 등을 구입한 뒤 15일 안에 문제가 생기면 환불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기로 했다.
애플의 이례적인 신속한 사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의 반감을 사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고 <뉴욕 타임스> 등은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에서 20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13%를 차지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 늘었다. 올 초 중국을 방문한 팀 쿡은 “중국이 애플의 최대 시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일 “일부 네티즌들은 애플의 사과가 만우절인 4월1일에 나온 탓에 진의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며 “애플의 사과는 중국에서 환영받을 만한 바람직한 것”이라고 기세를 올렸다.
중국의 ‘애플 때리기’는 지난달 15일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포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방송은 소비자의 날(3월15일)을 맞아 “애플이 다른 나라에선 보증 기간을 2년으로 하는데 중국에서는 1년으로 제한해 차별하고 있다”며 ‘올해의 나쁜 기업’으로 선정했다. 애플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반박하자, 언론과 소비자단체, 정부기관 등이 벌떼처럼 나서 비난을 쏟아냈다. <인민일보>는 여러 차례 기사와 사설을 통해 “애플의 안하무인을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애플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판매계약을 통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소비자협회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잘못을 고치라”고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해킹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것과 맞물려, 중국 사회의 이런 움직임은 더욱 격화됐다.
중국의 대대적인 ‘애플 때리기’가 신종 보호무역 조처라는 지적도 있다. 안나 한 산타클라라대학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과거 중국 관영 매체들은 주로 식품, 의약품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 서방 기업들을 비판했지만 이번엔 비교적 문제가 미미한 애플의 애프터서비스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며 “애플을 견제해 중국 정보통신 업체를 보호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애플에만 해당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외국 기업에 대한 견제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정보통신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자, 중국 정부가 보복조처를 한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올해 초 중국 최대 아이티 기업인 화웨이 등이 미국의 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며 거래 중단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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