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83) 소로스 펀드메니지먼트 회장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설서 밝혀
부실채권 확대 따른 악영향 우려
“섀도뱅킹 통제가 중국정부 임무”
부실채권 확대 따른 악영향 우려
“섀도뱅킹 통제가 중국정부 임무”
*섀도뱅킹 : 당국 규제밖 금융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83) 소로스 펀드메니지먼트 회장이 섀도뱅킹(당국 규제 밖의 금융)으로 인한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위험성을 경고했다.
소로스는 8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설에서 “중국의 섀도뱅킹 팽창은 2007년~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비슷해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섀도뱅킹을 통제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라며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급팽창하고 2~3년 뒤 금융위기를 맞은 사실을 거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섀도뱅킹 거품을 걷어낼 능력과 자금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과거와 달리 기득권의 이익이 훨씬 커졌다”고 경고했다. 섀도뱅킹을 장악한 부유층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개혁이 녹록찮을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섀도뱅킹은 정부의 통제를 넘어 고위험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는 유사금융을 일컫는다. 중국에선 부동산 열풍을 타고 이런 섀도뱅킹이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은행 관계자는 “중국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 등 주요 메이저 은행 이외에 수많은 제2, 3 금융권이 부동산 매매자들에게 거액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중국판 부실채권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보아오 포럼에선 중국 경제의 또다른 취약 요소로 지적돼 온 지방정부 채무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재정부장을 지낸 샹화이청은 6일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가 정부 공식 집계의 두 배인 20조위안(365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채무(2010년 기준 7조7000억 위안)는 비교적 투명하지만 지방정부의 채무는 불투명해 확실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7일 같은 포럼에서 “중국이 지방정부 채무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보아오 포럼에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기업인들과 만나 “중국은 개방의 문을 잠그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 수준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 도시화, 공업화, 농업 현대화 등을 통해 중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며 세계 각국의 투자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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