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대지진 사망·실종 200여명
리 총리, 당일 현장도착·진두지휘
시 주석, ‘군·경찰 즉각투입’ 명령
2008년 대지진땐 ‘늑장대처’ 비판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강진으로 출범 한달여를 맞은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지도체제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20일 아침 8시2분 중국 서부 쓰촨성 야안시 루산현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21일 오후 현재 사망·실종자가 207명(사망자 186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1만1300명을 넘었다고 중국 쓰촨성 정부가 발표했다. 강진 이후 규모 3~5.9의 여진도 1165차례 발생했다. 진앙에 가까운 룽먼, 바오싱 등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이 무너지거나 손상을 입었다. 건물들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폐허를 드러냈다. 험준한 산악지대라 곳곳에서 길이 끊기고 고온다습한 날씨로 산사태가 일어난 곳이 많아 구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가족을 구하려 맨손으로 폐허를 뒤적이기도 했다. 외부와의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일부 지역에선 마취약도 없이 부상자를 수술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야안시 링관에서 중상자들을 치료중인 한 의사는 “임시 천막 수술장에서 수술을 하고 있다”며 “마취약이 없어 환자들의 입에 나무막대를 물린 채 수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가 끊겨 고립됐던 바오싱현의 마쥔 현장은 “의료진과 약품, 식수, 천막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봉황위성텔레비전>은 “구호품을 싣고 루산으로 향하던 수백대의 차량이 혼잡한 도로 사정 탓에 차가 막혀 불과 30㎞의 거리를 가는 데 8시간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응급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진 당일인 20일 오후엔 리커창 총리와 왕양 부총리가 함께 전용기를 타고 곧바로 현장에 도착했다. 피해 현장을 둘러본 리 총리는 “지진 발생 뒤 72시간이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한 황금시간”이라며 “인명 구조에 최우선을 두고 전력과 통신을 긴급히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리 총리는 이재민들에게 6개월 동안 매일 500g의 식량과 10위안(약 1800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천막에서 숙식하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루산현 인민병원과 이재민 임시숙소 등을 둘러보며 ‘서민 총리’ 이미지를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20일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부대 등에 중요지시를 내려 “신속하게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생명 구조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구조·복구 작업에 참여하라”고 했다.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인민해방군 1만7000여명의 병력이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새로 출범한 시진핑-리커창 지도부는 5년 전 원촨 대지진의 전철을 밟지 않음으로써, 새 정부에 대한 지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루산현에서 약 240㎞ 떨어진 원촨에선 2008년 5월12일 규모 8.0의 대지진이 일어나 8만6000여명이 숨지고 37만명이 다친 대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엔 인민해방군이 지진 발생 뒤 36시간이 지난 뒤에야 구조작업을 시작하는 등 당국의 서툰 대응이 입길에 올랐다. 특히 부실공사로 허술하게 지어진 학교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수천명의 어린 학생이 희생돼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 5주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인근 지역에서 일어나 중국인들이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한 베이징 시민은 “우이얼(5월12일 일어난 원촨대지진) 참사가 생생한데 또다시 큰 재난이 닥쳤다”고 말했다. 중국지진국 응급구조국은 “수천,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여론을 다독이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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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지진땐 ‘늑장대처’ 비판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강진으로 출범 한달여를 맞은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지도체제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20일 아침 8시2분 중국 서부 쓰촨성 야안시 루산현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21일 오후 현재 사망·실종자가 207명(사망자 186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1만1300명을 넘었다고 중국 쓰촨성 정부가 발표했다. 강진 이후 규모 3~5.9의 여진도 1165차례 발생했다. 진앙에 가까운 룽먼, 바오싱 등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이 무너지거나 손상을 입었다. 건물들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폐허를 드러냈다. 험준한 산악지대라 곳곳에서 길이 끊기고 고온다습한 날씨로 산사태가 일어난 곳이 많아 구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가족을 구하려 맨손으로 폐허를 뒤적이기도 했다. 외부와의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일부 지역에선 마취약도 없이 부상자를 수술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야안시 링관에서 중상자들을 치료중인 한 의사는 “임시 천막 수술장에서 수술을 하고 있다”며 “마취약이 없어 환자들의 입에 나무막대를 물린 채 수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가 끊겨 고립됐던 바오싱현의 마쥔 현장은 “의료진과 약품, 식수, 천막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봉황위성텔레비전>은 “구호품을 싣고 루산으로 향하던 수백대의 차량이 혼잡한 도로 사정 탓에 차가 막혀 불과 30㎞의 거리를 가는 데 8시간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응급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진 당일인 20일 오후엔 리커창 총리와 왕양 부총리가 함께 전용기를 타고 곧바로 현장에 도착했다. 피해 현장을 둘러본 리 총리는 “지진 발생 뒤 72시간이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한 황금시간”이라며 “인명 구조에 최우선을 두고 전력과 통신을 긴급히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리 총리는 이재민들에게 6개월 동안 매일 500g의 식량과 10위안(약 1800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천막에서 숙식하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루산현 인민병원과 이재민 임시숙소 등을 둘러보며 ‘서민 총리’ 이미지를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20일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부대 등에 중요지시를 내려 “신속하게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생명 구조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구조·복구 작업에 참여하라”고 했다.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인민해방군 1만7000여명의 병력이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새로 출범한 시진핑-리커창 지도부는 5년 전 원촨 대지진의 전철을 밟지 않음으로써, 새 정부에 대한 지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루산현에서 약 240㎞ 떨어진 원촨에선 2008년 5월12일 규모 8.0의 대지진이 일어나 8만6000여명이 숨지고 37만명이 다친 대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엔 인민해방군이 지진 발생 뒤 36시간이 지난 뒤에야 구조작업을 시작하는 등 당국의 서툰 대응이 입길에 올랐다. 특히 부실공사로 허술하게 지어진 학교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수천명의 어린 학생이 희생돼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 5주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인근 지역에서 일어나 중국인들이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한 베이징 시민은 “우이얼(5월12일 일어난 원촨대지진) 참사가 생생한데 또다시 큰 재난이 닥쳤다”고 말했다. 중국지진국 응급구조국은 “수천,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여론을 다독이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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