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규모 7.0의 지진이 덮친 중국 쓰촨성 루산에서 8살짜리 남자 아이가 2살짜리 여동생을 맨손으로 구해낸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던지고 있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언론들은 루산현에 사는 8살 저우즈윈이 놀라운 침착함과 기지로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잔해에 갖힌 동생도 맨손으로 구해냈다고 전했다.
20일 아침 8시께 지진이 일어났을때 8살 저우즈윈은 여동상과 함께 집안 소파에서 놀고 있었다. 진동이 왔을때 저우즈윈의 아버지는 동생을 안고 집 밖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하지만 저우즈윈은 침착하게 화장실로 들어가 진동이 멈추길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진동이 멎자 무사히 집 밖으로 저우즈윈은 잔해에 깔린 아버지를 발견했다. 아버지는 다행히 몸의 반만 잔해에 깔려 스스로 헤쳐나올 수 있었다.
아버지의 안전을 확인한 저우즈윈은 곧바로 동생을 찾아 나섰다. “저는 정신없이 동생을 부르면서 잔해를 걷어내기 시작했어요. 얼마쯤 지나 동생 저우샤오란의 울음 소리가 들렸어요. 갑자기 힘이 솟아났어요. 마구 잔해를 파헤쳤습니다.”
주변엔 잔해를 걷을 만한 삽 등 공구가 하나도 없었다. 8살 소년은 맨손으로 동생위를 덮친 벽돌과 기왓장 등 잔해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잔해들은 저우즈윈의 손을 온통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도중 부서진 문짝이 그의 왼팔위로 내려 앉았지만 그는 잔해를 걷어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성한 오른손으로 그는 계속 잔해를 파헤쳤다.
2시간의 사투 끝에 저우즈윈은 자신을 발견하고 달려온 어머니와 함께 동생을 구해내는데 성공했다. 동생과 저우즈윈은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3일 저우즈윈의 오른 손을 수술한 의사는 “병원에 도착했을때 저우의 오른손은 씨커먼 피투성었다. 손톱 밑은 온통 흙과 먼지, 잔해로 그득했다. 하지만 소독을 할때 저우즈윈은 비명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25일 오전까지 루산 지진으로 196명이 숨지고 2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