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서 ‘춘추시대 자오씨 복권’ 언급
“자오 전 총서기 빗댄 것” 해석 만발
“우연 일치, 대중 여망 반영” 시각도
“자오 전 총서기 빗댄 것” 해석 만발
“우연 일치, 대중 여망 반영” 시각도
“자오씨(조씨)가 복권될 시기가 곧 오는가?”
중국 국영방송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최근 방송한 사극 <조씨(자오씨) 고아사건>에 나온 대사다. 이런 민감한 대사들이 1989년 천안문(톈안먼) 시위 당시 시위대에 동정적인 태도를 보이다 실각한 자오쯔양(조자양) 전 공산당 총서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5일 보도했다. 6월4일은 천안문 시위가 인민해방군에 진압된 지 24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달 말까지 41부작으로 방송된 <조씨 고아사건>은 춘추시대 진나라 재상 조순과 그 아들인 조삭 일가 300명이 간신 도안고의 간계로 멸족당했으나, 의사 정영이 자기 아들을 대신 죽게 하면서까지 조삭의 아들을 살려 결국 원수를 갚게 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는 정영이 조씨 집안을 멸망시킨 도안고에게 “당신이 체포하든 죽이든 조씨 집안에 대한 풍문은 세간에서 끊임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막아낼 수 없는 힘이다”라고 말하는 대사 등이 등장해, 중국의 누리꾼들 사이에 열띤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이 드라마 줄거리와 대사가 천안문 시위 당시 실각했다가 16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상태에서 2005년 사망한 자오쯔양 전 총서기를 비유하고 있다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 있다. 이런 드라마가 방송된 게 자오쯔양이 복권될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인민대학 정치학과의 장밍 교수는 “이 드라마가 옛이야기를 빌려 현재를 비유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대사를 들으며 자오쯔양을 떠올리는 것은 그가 복권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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