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밝혀라’ 수백명 베이징서 시위
10년새 최대규모…헬기 동원 해산
10년새 최대규모…헬기 동원 해산
수백명의 농민공들이 8일 베이징 시내에서 농촌 출신 여성의 철저한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외신들은 이번 시위가 최근 십여년 사이 베이징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고 보도했다.
농민공 수백명이 8일 베이징시 남부 징원의류상가에서 안훼이성 루장현 출신 여성 점원 위안(22)아무개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고 <파이낸셜타임즈>와 <가디언> 등 외신이 9일 보도했다. 의류상가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위안씨는 지난 3일 새벽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안 당국이 “자살로 보이나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유가족들은 그가 성폭행 당한 뒤 타살됐다며 당국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훼이성 출신이 다수로 알려진 농민공 시위대는 상가 일대를 행진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수십대의 공안 차량으로 상가 주변을 에워싸고 공안과 무장경찰, 군인을 동원해 집회를 막았다. 주변 도로는 서너시간 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일부 목격자들은 “당국이 헬기까지 동원해 시위를 막았다”며 “공안들이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농민공들을 때리고 연행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징원’ 등 집회와 관련된 검색어를 인터넷 상에서 삭제시켰다. 공안 쪽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1백여명 정도라고 밝혔지만 한 시위 참가자는 1천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시위는 군중집회를 철저히 통제하는 베이징에서 최근 10년새 벌어진 가장 큰 규모였다”며 “여성 점원의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의 이면엔 나날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도농 빈부 격차와 교육, 의료 등 사회복지 제도에서 소외돼 2등 시민 취급을 받는 농민공들의 불만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베이징 공안국은 9일 뒤늦게 “부검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분석 등 재조사 결과 안훼이성 출신 여성은 스스로 건물에서 몸을 던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행이나 타살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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