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한 태도변화 해석 분분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6월7~8일)을 앞두고 30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 참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티피피를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여기며 배척해온 중국의 태도 변화를 두고 그 배경에 관한 해석이 분분하다.
선단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30일 “중국은 티피피 참여 가능성과 유불리에 관해 정부 부처와 무역 관련 기업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듣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티피피 참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을 포위·고립시키려는 ‘아시아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티피피를 주도하고 있다고 판단해 참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티피피에는 미국·캐나다·호주·베트남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일본도 최근 참여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티피피 가입 대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아시아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에 힘을 쏟아왔다.
중국 언론들도 티피피 참여 여부에 관한 정부의 기류 변화를 전했다. <명보>는 31일 정부 소식통의 말을 따서 “중국 정부 안에서 티피피에 대한 기류가 온화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일보>도 “미국이 티피피로 중국을 따돌리려 한다는 관점은 협소한 것”이라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실었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미-중 양국 간 소통의 산물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트리니다드토바고 순방길에 올랐다. <명보>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티티피에 관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상무부 발표에 앞서 16일 프란시스코 산체스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 담당 차관이 중국의 티피피 가입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티피피가 중요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실었다. 일부에선 리커창 국무원 총리 등이 티피피 참여를 통해 경제구조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포석에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당장 티피피 참여를 선언하진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리샹양 중국사회과학원 아·태 및 글로벌전략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아무리 개혁을 서둘러도 단기간에 국유기업, 환경보호,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서 티피피가 요구하는 수준에 다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뉴라이트 교과서엔 “5·16 혁명, 5·18 폭동”
■ 일산 엘리베이터 성추행범, ‘일베’에서 범죄수법 배웠나?
■ '층간소음' 위층은 아버지가 숨지고, 아래층은 남편이 살인자로
■ 5·18 왜곡 채널A, ‘장윤정 사생활’ 들춰내 물의
■ 박 대통령, ‘여성 대통령 뽑으니 이런 재미도 있네’ 댓글 본 뒤…
■ 뉴라이트 교과서엔 “5·16 혁명, 5·18 폭동”
■ 일산 엘리베이터 성추행범, ‘일베’에서 범죄수법 배웠나?
■ '층간소음' 위층은 아버지가 숨지고, 아래층은 남편이 살인자로
■ 5·18 왜곡 채널A, ‘장윤정 사생활’ 들춰내 물의
■ 박 대통령, ‘여성 대통령 뽑으니 이런 재미도 있네’ 댓글 본 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