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의 양계·육류 가공 공장에서 3일 불이 나 120명 가까이 숨졌다. 지난 2000년 309명이 숨진 허난성 뤄양시 백화점 화재 이후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 매체는 3일 “지린성 더후이시의 가금류 가공 업체인 바오위안 유한회사 공장에서 아침 6시께 화재가 발생해 오후 2시30분 현재 119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아침 세 차례 강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주변에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은 폭발음이 들린 직후 작업장에 전기가 끊어져 실내가 순식간에 암흑천지로 변했다고 전했다.
공안부 소방국은 “액화 암모니아 가스 유출로 인한 폭발로 화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공장엔 350명의 직원이 있었다. 암모니아 가스는 육류 가공 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냉각장치에 쓰인다.
다수의 희생자가 난 곳은 공장 안 도축장이었다. 도축장은 화재 당시 출입문이 닫혀 있었고, 바닥엔 물이 흥건해 적지 않은 직원들이 유독 가스 질식과 감전으로 숨졌다.
한 생존자는 언론에 “출입문은 오직 한 곳만 열려있고 나머지는 모두 닫혀있었는데 불이 삽시간에 번지자 대피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도축장 내부 구조가 복잡하고 출입구가 좁아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화재 발생 시각이 직원들이 이동하는 공장 작업 교대시간이어서 그나마 사상자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소방 당국은 100여대가 넘는 소방차와 구급차를 동원해 이날 낮 12시께 진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독 가스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불이 난 공장은 지난 2009년 문을 연 뒤 사료 생산과 양계, 도축, 가공, 판매 등의 사업을 해왔다. 전체 직원은 3000여명으로 매년 중국 전역에 6만7000t가량의 육류를 공급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여러번 상을 받기도 했다.
이 지역엔 바오위안처럼 육류 도축·가공·포장판매가 일원화된 공장들이 여럿 운영되고 있다. 모든 공정 과정은 영하에 가까운 온도에서 이뤄지는데, 이 온도 유지를 위해 공장 건물엔 인화성 강한 단열재가 주로 쓰이기 때문에 항상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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