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1800억원…중앙아시아 석유산업 발판 마련
최근 미국 석유기업 유노칼 인수에 실패했던 중국이 인도를 제치고 카자흐스탄 석유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국영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페트로 차이나)은 22일 카자흐스탄의 3위 석유기업인 페트로 카자흐스탄을 41억8000만달러(약 4조1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국외기업 인수 중 최고 금액이다. 인수 금액은 시가에 21%의 웃돈을 붙인 것이다.
이로써 중국은 최대 경쟁자였던 인도의 국영 석유기업 인도석유(ONGC)-미탈 스틸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중앙아시아 석유산업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인도석유는 35억6400만달러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대공보>가 보도했다.
캐나다에 본부를 두고 있는 페트로 카자흐스탄은 캐나다, 미국, 영국, 독일, 카자흐스탄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국제 석유기업으로 카자흐스탄에 유전과 가스전, 정유공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의 연간 원유생산능력은 700만t에 이른다. 페트로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하루 약 15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는 이 나라 원유 생산량의 1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중국석유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10개국의 유전·가스전 구매에 207억4000만위안(약 2조6962억원)을 투자해 정유량 5.4%를 증가시켰다. 중국석유는 또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신장위구르자치구 두산즈 정유공장을 연결하는 송유관 연결 사업에 33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 준공하는 이 송유관의 연간 수송 능력은 2000만t이다. 이 송유관은 서쪽 카스피해 연안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송유관 확장에 따라 중국석유기업의 해외 진출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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