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외교소식통 전해
“박대통령과 회담서 발언”
“박대통령과 회담서 발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개성공단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이대로는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쉽지 않다”고 언급한 것으로 12일 뒤늦게 알려졌다.
베이징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 ‘개성공단이 저렇게 갑자기 폐쇄된 상태에서 중국도 민간에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에 투자하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말은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조처에 부정적인 뜻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함경북도에 있는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는 중국의 지린성과 인접한 ‘특구’로 첨단기술·설비·경공업 등이 주력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9월 광둥성 선전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달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 다롄시를 찾은 뒤 중국 당국이 북한행 환적 화물 검사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해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없이 돌아가자 그 직후 북-중 무역의 거점인 다롄항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환적 화물에 관한 검사를 일체 중단해 통관을 진행하지 않았다. 김계관 제1부상은 방중 당시 북한행 화물의 검사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2094호에 따른 제재 △중국은행의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 폐쇄 △중국 여행객의 북한 단체관광 불허 등의 조처는 여전히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이는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이 조기에 이뤄지기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 쪽은 오는 27일 북쪽의 이른바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한국전쟁 정전 60돌) 행사에는 최고위층인 정치국 상무위원(7명)이나 정치국원(25명)급보다는 낮은 급을 사절단 대표로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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