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장먼시, 대규모 시위에 백지화
환경의식 고조에 지방정부 눈치
환경의식 고조에 지방정부 눈치
13일 오전 8시, 중국 남부 광둥성 장먼시 둥먼광장에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 지역 주민 2000여명과 인근 홍콩, 마카오를 비롯해 중국 각지에서 몰려든 활동가들은 전날 장먼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우라늄 가공공장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인데 이어 이틀째 모인 참이었다. 오전 9시, 갑자기 우궈제 장먼시 부시장이 나타났다. 그는 “주민 의견을 존중해 우라늄 가공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빨간 셔츠를 입고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던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환호했다.
장먼시는 애초 관할지역인 허산시 룽완공업단지 안에 370억위안(6조7800억원)을 들여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천t의 우라늄을 가공하는 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주민의 거센 반발에 계획을 백지화했다. 궈웨이칭 중산대 교수는 홍콩 <명보>에 “이번 사건은 중국 지방정부가 민의를 무시하고는 일을 할 수 없게된 상황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인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한 소통 능력이 강화되면서, 곳곳에서 오염 시설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지방정부도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윈난성 쿤밍시 정부가 주민들의 반대시위에 부딪혀, 유독 화학물질 파라크실렌(PX)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암 사망률과 환경오염이 직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펴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와 중국과학원, 중국의학과학원이 1973년부터 2006년까지 대표적 오염지역인 화이허 지류의 안후이, 산둥, 장수, 허난성의 14개 마을을 조사한 결과 암 관련 사망률이 2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허난성 선추현은 이 기간 동안 간암 사망률이 5배 이상 늘었다. 중국을 남북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화이허는 60% 가량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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