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엘리베이터로 나무·풀 옮겨 심어 옥상 정원 완성
“베이징 최고의 불법 건축물” 주민들 민원에도 안하무인
“베이징 최고의 불법 건축물” 주민들 민원에도 안하무인
중국 베이징 시내 하이뎬구의 아파트인 파크뷰의 26층 꼭대기.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옥상 건축물이 근처 쯔주위안 공원의 호수를 내려다보며 서 있다. 하지만 건축물은 주민들 사이에서 “베이징 최고의 불법 건축물”로 일컬어지며 원성을 한몸에 사고 있다.
한의사이자 베이징시 정협 위원인 부자 장비칭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인공 돌과 실제 나무와 풀을 옥상에 옮겨 심는 6년여의 공사 끝에 800 평방미터짜리 옥상 빌라를 완성했다. 외견상으론 아파트 위에 마치 웅대한 석산이 얹힌 듯한 위용을 자랑한다.
그러나 수년 동안 불법 건축물의 부작용에 시달린 주민들은 관공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무리한 옥상 구조물 공사 탓에 빚어지는 소음과 하중을 견디지 못해 발생한 누수를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옥상 건축물 가운데 일부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장비칭은 거의 매일 저녁 유명 인사를 옥상 정원에 불러 파티를 열었다.
주인인 장비칭은 한 베이징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명인들이 내 집에 와서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지내다 간다. 주인인 내가 여기 산다는데 뭔 상관이냐”고 말했다. 장은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을 폭행하고 마음에 안 들면 이사 가면 될 것 아니냐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베이징 시내에 이 건축물 말고도 불법 옥상 빌라들이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괴한 건축물을 본 누리꾼들은 황당함과 분노를 표시했다. 한 누리꾼은 “이 건물을 보니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도 이것만 못했을 것 같다”고 조롱했다. 다수 누리꾼들은 거리의 가난한 불법 노점상들에겐 무자비하게 법을 집행하는 청관(城管·중국의 도시 질서 유지 공무원)들이 부자나 권력자들에겐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관들은 2008년부터 민원을 받고 조사를 시작했지만 6년 동안 장비칭을 만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보>는 “한 청관은 ‘장비칭이 내내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가 없었다. 수차례 그를 만나러 옥상 빌라에 올라갔지만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12일 찾은 옥상 건물 출입구엔 옥상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청관의 최종 통지서가 붙어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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