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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 불리한 증언에 “미쳤다”

등록 2013-08-23 20:06수정 2013-08-23 22:34

구 “남편도 수뢰 알아” 동영상 진술
보 “부인 비정상…감형받으려 거짓”
공판 하루 연장…24일 다시 열기로
1980년 문화혁명 4인방 재판 이후 최대의 정치 재판인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재판이 하루 더 연장됐다. 보시라이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부인 구카이라이를 “미쳤다”고 비난하며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5호 법정에선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의 동영상 증언이 방영됐다.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사형 유예 판결을 받은 구카이라이는 “쉬밍 전 다롄스더 이사장이 프랑스 니스의 빌라와 아들 보과과의 두발 전동 자동차, 아프리카 여행 비행기표 등을 마련하는 데 재정적 도움을 줬고, 이를 보시라이가 알고 있다”며 보시라이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이에 보시라이는 “프랑스 빌라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구카이라이는 미쳤고 매번 거짓말을 한다. 이 증언도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조사 당국의 압력을 받은 그가 감형을 받으려고 한 것”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재판장에게 구카이라이를 증인석에 서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장은 “구카이라이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공방 속에 결국 법원은 보시라이의 직권남용 혐의는 다루지 못한 채 “24일 재판을 속개한다”고 발표했다. 법원 당국은 전날에 비해 훨씬 적은 재판 자료를 공개했다. 전날 보시라이의 적극적인 반박에 부담을 느낀 중국 당국이 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와 서방·홍콩 매체는 이번 재판에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일제히 보시라이를 비판하며 이번 재판이 중국 사법 체계의 공정성과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극찬했다. <인민일보>는 23일 “보시라이 재판은 명확한 증거를 통해 그의 범죄 사실을 천하에 보여줬다”며 “새 중국 지도부가 부패 척결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법제일보>도 법정 방청인 3명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보시라이의 법정 진술이 교활했고 자신을 위장했다”며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이피>(AP) 통신은 딩쉐량 홍콩 과기대 교수의 말을 빌려 “재판이 사전에 정교하게 조정됐다. 마치 격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아무도 치명상을 당하지 않는 무술 공연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가디언>도 과거 문화혁명 4인방 재판 당시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의 변호를 맡은 장쓰즈의 인터뷰를 통해 “법원 웨이보 문자 중계는 통제된 것으로 이번 재판이 과거 4인방 재판보다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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