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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시진핑 ‘석유방’ 정조준…저우융캉 처벌 수순밟기?

등록 2013-09-02 20:13수정 2013-09-02 22:24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장제민 전 중국석유 회장
중 공산당 기율위 조사받아

“저우융캉, 이미 피의자 조사중”
상무위원급 처벌 첫 사례 주목

부패척결 명분 권력기반 강화
‘국유기업 개혁 신호탄’ 해석도
* 석유방 :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정치세력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원이던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게됐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저우융캉의 주요 세력 기반인 ‘석유방’(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정치세력)의 거물들이 줄줄이 숙청되며 중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국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중국석유) 전 회장이자 지난 3월부터 국유기업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를 이끌어온 장제민 국자위 주임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1일 보도하자, 저우융캉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석유산업에서 수십년 동안 성장한 장제민은 ‘석유방’의 핵심인 저우융캉의 최측근이다. 장제민을 비롯해 왕융춘 부사장 등 중국석유의 최고위 간부 4명에 대한 조사가 최근 시작됐다.

<뉴욕타임스>는 “주변 측근들이 속속 체포·조사를 받은 뒤 몸통이 체포되는 것은 천량위 전 상하이 당서기가 숙청될 당시와 비슷하다”며 “석유방 조사가 점점 더 저우융캉을 향하고 있으며,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가 이미 저우융캉 조사를 위한 조직을 구성했다”고 1일 보도했다. 중화권 매체인 <명경>은 “이미 저우융캉이 당 기율위에 연행돼 피의자 신분으로 한달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상무위원급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당의 불문율을 깨는 것으로, 중국 정치권의 대변동을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의 부정부패 척결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 것인지, 어떤 의도로 진행되는 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우선 중국의 대표적 국유기업이자 기득권 집단의 상징인 중국석유를 겨눔으로써 국유기업 개혁이란 난제를 풀려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너지·철도·철강 등 주요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부와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국유기업을 개혁함으로써, 민간 기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중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시진핑-리커창 지도부의 경제개혁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는 국유기업 등을 장악하고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정치 파벌과 일전이 불가피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석유방에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을 비롯해 쑤수린 푸젠성 성장, 웨이류청 하이난성 전 당서기 등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석유방의 막후 거두는 중국 지도부 인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킹 메이커’로 불리는 쩡칭훙 전 부주석이다. 쩡칭훙은 석유방의 시조격인 위추리 전 부총리의 비서 출신이다. 남황해석유공사 서기 등을 역임하며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올랐다. 홍콩 <명보>는 2일 “석유방을 향한 조사의 창 끝이 저우융캉 뿐 아니라 쩡 전 부주석마저 겨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쩡칭훙은 태자당의 맏형이자 장쩌민 전 주석의 책사로 유명했지만, 몇년 전부터 장쩌민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쥔 저우융캉을 비롯한 석유방과 일전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치평론가인 리웨이둥은 “중국 지도부가 석유방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저우융캉의 정치적 영향력을 일소하려는 것일 뿐 그를 실제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라며 “공안·사법 부분 등을 총괄하는 정법위 서기를 지낸 저우융캉에 손을 대는 것은 시진핑 주석에게도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권력을 승계한 시진핑 주석이 석유산업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저우융캉의 부패 혐의를 입증하고 처벌할 수 있다면, 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권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 <신화통신>은 장쩌민 전 주석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정치적 신호’를 담은 보도를 하기도 했다. 복잡한 파벌 간 다툼 속에서 장쩌민이 시진핑을 지지한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부패 척결 캠페인을 통해 권력을 강화해가고 있는 시진핑의 사정 칼날이 군부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명보>는 지난해 2월 부패 혐의로 체포된 구쥔산 총후근부(보급·동원 사령부) 부부장의 재판이 곧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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