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자·인권운동 왕궁취안
대중선동 혐의로 자택서 체포
자유주의진영 석방요구 거세져
대중선동 혐의로 자택서 체포
자유주의진영 석방요구 거세져
중국 지식인들이 정부를 비판해온 억만장자 출신 파워 블로거 체포 사건을 계기로 당국의 인터넷 여론 단속에 반발하고 나섰다.
자유주의 성향의 소장학자인 류쑤리와 궈위산, 출판인 샤오슈 등은 13일 ‘왕궁취안의 구류와 관련한 긴급성명’을 내어 “왕궁취안은 사회질서를 혼란케 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나친 조처로 그를 무조건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은 “중국 정부가 공민 사회운동의 싹을 거칠게 탄압하고 있다. 중국 사회가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명보>는 이 성명에 중국의 유명한 인권운동가인 후자와 텅뱌오 변호사등 200여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은 12일 전 벤처 투자 전문가이자 130만명의 팔로워를 지닌 사회·인권운동가인 왕궁취안을 자택에서 체포·구금했다. 공안 당국은 그가 대중을 선동해 공공질서를 위협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지린성 선전부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왕궁취안은 2000년대 남부 하이난성에서 부동산 투자업으로 큰돈을 번 뒤 억만장자급 벤처 투자자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달 자신과 같은 혐의로 체포·구금된 쉬즈융 변호사가 이끄는 인권단체 ‘궁멍(公盟)’에 2005년부터 회원으로 가입해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와 베이징 흑감옥(민원인 강제수용소) 폐지 운동 등 사회개혁과 인권운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왕궁취안은 최근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인터넷 사상 단속을 비판한 바 있다.
관영 언론은 사건의 파장을 우려한 듯 이례적으로 왕궁취안 석방 성명을 반박했다.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일부 자유파가 사건의 정황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왕의 무죄와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법률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달 120만 명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팔로워가 있는 쉐만쯔를 체포하는 등 시진핑 주석의 “뉴미디어 여론 단속 강화” 지시 뒤 누리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시사평론가인 펑샤오윈은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자유를 제한할수록 정치적 불만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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