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보단 금융 자율화에 초점
금리, 시장에 맡겨 구조조정 유도
성공할 경우 톈진·광둥으로 확대
개방폭, 기대 못미친다는 평가도
금리, 시장에 맡겨 구조조정 유도
성공할 경우 톈진·광둥으로 확대
개방폭, 기대 못미친다는 평가도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새 시험대인 상하이 자유무역구가 29일 현판식을 하고 10월1일 정식 출범한다.
상하이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에서 열린 이날 현판식에는 한정 상하이시 당 서기와 가오후청 상무부장 등이 참석했다. 상하이 자유무역구 출범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리커창 총리는 예상과 달리 참석하지 않았다.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와이가오차오 보세구, 와이가오차오 보세물류원구, 양산 보세항구, 푸둥공항 종합보세구 등 4개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총 면적은 상하이시 전체 면적(636.18㎢)의 4.5%에 해당하는 28.78㎢이다.
국무원은 앞서 27일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시장 활성화를 통한 제도 혁신과 무역·투자 편의 촉진, 개혁개방 확대 방안 모색이라는 사명을 띠고 있다”며 ‘자유무역 시험구 총체 운용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개방과 효율에 초점을 맞춘 상하이 자유무역구 운용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경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금리 자유화와 위안화 자유 태환을 실시하고, 투자 단계부터 외국인을 내국민으로 대우하며, 금융·해운·문화·의료·교육·법률 등 6개 서비스 분야도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외국 자본 투자 활성화와 경쟁 확대로 7%대에 머물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금융 자율화 정책에 중점을 둬 시장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기존 경제특구가 제조업 중심의 생산성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한 중국 경제 소식통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관치금융에 따른 국유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과잉생산이었다”며 “상하이 자유무역구에서는 금리를 은행 자율에 맡겨 시장을 통해 자연스레 산업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앞으로 2~3년 동안 상하이 자유무역구 ‘실험’을 거쳐 톈진·충칭·광둥 등으로 자유무역구를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클레이스 투자은행 홍콩 지부의 애널리스트 메이옌은 <로이터>에 “중국 정부의 발표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자칫 상하이가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야심차게 추진하다가 실패한 선전 첸하이 자유무역구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금융 개방 정책이 중국 기업에 예상치를 넘는 충격을 줄 경우 정부의 ‘실험’이 내부 이견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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