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FTA 주도” 자신감
미국 추진중인 TPP 견제
아펙의 선도적 구실 강조
미국 추진중인 TPP 견제
아펙의 선도적 구실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안정성과 구조 개혁에 대한 자신감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탓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참한 사이 중국 주도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을 강조하며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했다.
시 주석은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펙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일정 부분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경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 7%대 경제성장만으로도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두배로 올리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중국 경제는 매우 건강하다. 모든 것이 구상하고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며 “중국 경제의 미래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은 아시아 지역의 경제 통합에 매우 개방된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아펙이 역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선도적인 구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이 ‘아시아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 등 모두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주도하고 있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티피피를 ‘경제적인 중국 고립화 전략’이라고 여긴다. 관영 <환구시보>는 8일 사설에서 “미국이 중국을 테두리 안에 묶어두려고 추진하고 있는 티피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혼란과 딜레마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ANZ) 은행의 레이몬드 영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시 주석의 말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아시아 국가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며 티피피를 향한 이들 국가의 시선을 붙들어 두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아펙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부재와 시 주석의 독주에 경계를 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7일 “오바마 대통령이 불참한 아펙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독주하고 있다”며 “애초 오바마 대통령이 이 회의에 참석해 아시아 정상들에게 티피피를 추진하자고 설득하려 했으나 셧다운 사태 탓에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