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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마오 추모’ 대 ‘문혁 반성’…중 좌우파 이념 격돌

등록 2013-10-15 20:23수정 2013-10-15 21:13

올 12월26일 마오쩌둥 탄생 120돌
지방정부, 수천억짜리 기념행사
반면 ‘마오 주도 문혁’ 비판 목소리
“시진핑 좌경 행보에 우파 강력 반발”
중국 지방정부가 마오쩌둥 탄생 120돌에 맞춰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켠에선 마오쩌둥이 주도한 문화대혁명(문혁)의 와중에 홍위병으로 교사들을 핍박했던 이들이 머리를 숙이고 “어두운 역사가 재발돼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중국 좌파와 우파가 마오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바탕으로 치열한 이념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시 정부의 리장난 부서기는 14일 “12월26일 마오 전 주석의 탄생 120돌을 맞아 기념행사에 이미 19억4700만위안(약 3500억원)을 투입했다”며 “마오 전 주석 기념 활동은 최우선이자 최대의 정치적 임무”라고 강조했다고 <샹탄일보>가 보도했다. 샹탄시는 기념행사에 총 37억위안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중국이 낳은 마오쩌둥’이라는 대형공연도 선보인다. 지난 6월 쉬서우성 후난성 당서기는 “마오쩌둥 탄생 행사는 정치와 정책, 이념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당 중앙도 행사를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베이징 제8중학교에서는 이와 매우 대조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문혁 당시 이 학교의 홍위병 대표였던 천샤오루(67)가 동급생 15명과 함께 모교를 찾아와 문혁을 겪고 이제는 백발이 된 교사들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고 <중국청년보>가 15일 전했다. 천샤오루는 외교부장, 부총리 등을 지냈으나 문혁시기에 반혁명분자로 몰려 박해 받은 중국 혁명원로 천이의 셋째 아들이다. 천샤오루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문혁 당시 저지른 무례한 행동들에 대해 학생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이미 사과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영혼의 정화와 사회 진보, 민족의 미래를 위해 꼭 사과를 해야했다.” 이제는 70~80대 노인이 된 당시 교사들은 “모두가 피해자다”라며 그를 위로했다. 천샤오루는 지난 8월에도 블로그에 글을 올려 “나는 (문혁 당시) 학교 혁명위원회 주임으로서 교사와 동료 학생들이 비판투쟁과 노동개조를 당하게 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공개 사과한 바 있다. 그는 <중국청년보>에 “문혁에 대한 개념이 없는 현재의 젊은이들이 당시의 역사를 알았으면 한다. 다시는 어두운 역사가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중국 전문가는 “천샤오루의 사과는 자아비판과 이념 단속 등 마오쩌둥 시절로 회귀하는 듯한 시진핑 주석의 행보에 대한 중국 우파의 강력한 반발을 상징한다”며 “시 주석 집권 초기 중국에서 좌파와 우파의 이념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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