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마오의 대약진운동 재평가
“사망자 수천만 아닌 250만 불과”
우파, 개혁 원조 후야오방 재조명
원자바오 “시중쉰도 후 도왔다”
“사망자 수천만 아닌 250만 불과”
우파, 개혁 원조 후야오방 재조명
원자바오 “시중쉰도 후 도왔다”
중국내 좌·우파가 마오쩌둥 전 주석과 후야오방 전 총서기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좌파는 마오 전 주석의 대표적 과오인 ‘대약진 운동’의 희생자 수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우파들은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 전 부총리 추모 분위기 속에서 개혁파의 시조격인 후 전 총서기 재평가를 꾀하고 있다.
마오 전 주석의 지지자이자 전직 관료인 양쑹린은 최근 펴낸 <누군가는 최후의 진실을 말해야 한다>라는 책에서 “대약진운동(1958~1960년) 동안 나쁜 기후 조건 탓에 숨진 사람은 많아야 400만명이다. 일부 학자들이 사망자수를 수천만명이라고 부풀려 마오 전 주석과 공산당을 깎아 내리려 한다”고 주장했다고 16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관영 <환구시보>도 지난달 수학자인 쑨징셴의 칼럼을 통해 “다수의 이주민들이 사망자로 잘못 집계됐다. 실제 사망자는 250만명 가량”이라고 주장했다.
대약진운동은 마오 전 주석이 중공업화를 추진하려 집단농장 격인 인민공사를 만들어 주도한 대중운동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과도한 목표 설정과 지방·하급 단위의 허위 실적보고가 겹치며 20세기 최대의 기근을 초래했다. 학계에선 이 기간 동안 1700만~4500만명 가량의 중국인들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약진 시기 대규모 아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묘비>라는 책으로 펴낸 양지성 <옌황춘추> 부사장도 “아사자 수를 축소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사망자를 약 3600만명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개혁파들은 정치개혁·학생운동, 언론자유 등을 옹호하다 실각한 후야오방 전 총서기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개혁을 주창했던 원자바오 전 총리는 16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방영한 시진핑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의 다큐멘터리에 나와 “시중쉰 동지는 후야오방 동지의 업무를 성심껏 도와 수많은 중대 정책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후야오방의 사망으로 촉발된 1989년의 천안문(톈안먼)시위 탓에 중국 정치권에서 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다는 점에서 원 총리의 이번 등장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후야오방과 시중쉰이 함께 찍은 사진도 방영했다. 한 중국 정치 전문가는 “18기 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와 마오 탄생 120돌을 앞두고 중국 좌·우파가 치열한 장외 이념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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